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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멤버 Sep 27. 2018

‘연결’이 이어지면 ‘목표’에 닿는다 - 이성모 기자

이성모 기자의 비결은 ‘연결의 힘’으로 요약된다

기자. 펜과 수첩을 들고 현장을 뛰며 누구도 몰랐던 사실을 전하는 사람. 그 로망 때문에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자를 꿈꾼다. 


성공한 기자는 어떤 사람일까. 과거엔 ‘00 신문 기자’라는 타이틀이 중요했다. 요즘은 다르다. 이제 독자들은 신문 지면이 아닌 구글, 네이버 등을 통해 기사를 읽는다.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기사를 보며 신문사의 이름을 떠올리는 독자는 거의 없다. 


기자 개인도 브랜드가 되는 시대다. 자신의 이름 석 자로 독자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 ‘타이틀’보다 중요해졌다. 골닷컴의 이성모 기자가 대표적 사례다. ‘메이저 언론’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축구계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를 ‘갓성모'라 부르는 축구팬도 있을 정도다. 

 

이성모 기자의 비결은 ‘연결의 힘’으로 요약된다.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의 꿈인 ‘축구 기자’와의 연결을 놓지 않은 것. 축구 기자가 된 뒤에는 어떻게든 훌륭한 취재원과의 연결을 만들어 낸 것. 그런 ‘연결’이 이어지다 보면 결국에는 목표에 닿게 된다는 것이다.



축구 기자로의 길을 열었던 ‘연결’


이성모 기자는 원래 글쓰기를 좋아했다. 더불어 좋아했던 것이 축구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거리응원을 하면서 축구의 매력을 알았고, 이스탄불의 기적*을 목격하면서 유럽 축구에 온 마음을 뺏겼다.

글쓰기와 축구, 두 가지가 만나는 지점이 ‘축구 기자’다. 자연스레 축구 기자를 꿈꿨다. 하지만 처음부터 축구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어린이 신문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긴 했지만, 이후에는 제조 회사에서 어시스턴트 브랜드 매니저로, 그다음에는 글로벌 스톡 이미지 회사에서 마케팅/영업사원으로 일했다. 목표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때였다.


“그때는 그저 눈앞에 닥친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죠.”


이성모 기자는 어떻게 ‘축구 기자’라는 꿈을 찾고, 이룰 수 있었을까. 그는 항상 ‘하고 싶은 일’과 연결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케팅을 하고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도 항상 글쓰기에 대한 갈증을 느꼈어요. 그게 제 원래 꿈이었으니까요. 그러다 찾게 된 일이 객원 기자였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이었죠.”
 
그렇게 직장을 다니면서 쉬는 시간을 쪼개 기사를 썼다. 글을 쓰는 게 좋았기 때문에 피곤함은 문제가 안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객원 기자로 일하기 시작한 신문사 팀장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축구 기사를 써 본 적이 있는지 묻더니 축구 기사를 써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돌아보니 어린이 신문사에 있을 때 월드컵 특집 기사를 작성해 본 경험이 있긴 했다. 제대로 써 봤다고 하기엔 어려울 정도로 소소한 경험이었지만, 축구를 보느라 밤을 지새우는 날이 다반사였기에 좋은 기사를 쓸 자신도 있었다. 기회를 덥석 물었다.


“제가 쓴 첫 축구 기사가 발행됐던 순간이 기억나네요. 서울역 한복판이었는데, 제 이름이 걸린 기사를 보고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들을 보는데 느낀 적 없는 희열이 몰려오더라고요. 너무 행복해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죠.”


그때 ‘축구 기자’가 본인의 천직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전 회사에 다닐 때는 5분만 야근해도 짜증이 났었는데, 출근길에 잠을 포기하고 기사를 쓰는 자신을 보며 스스로도 신기했다고 한다. 당시가 2013년이었는데, 그때부터 london2015라는 아이디를 사용했다. 2년 뒤에는 런던에 가서 영국의 축구를 직접 보며 기사를 쓰겠다는 다짐이었다.


2년 동안 꾸준히 기사를 썼다. 결국 2015년에는 스포츠 전문 매체인 스포츠서울에서 기사를 쓰게 됐다. 그 해에 통신원 겸 객원 기자로 영국에 머무르며 취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졌다. london2015를 현실로 이룬 것이다.


이성모 기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축구 기자'라는 꿈과의 ‘연결'을 놓지 않았다. 글 쓰는 게 좋아서 회사원으로 일하면서도 쉬는 시간을 쪼개 기사를 썼다. 그리고 축구가 좋아서 밤마다 TV 앞에 앉았다. 그런 그에게 축구 기자로의 길을 걸을 기회가 찾아왔고, 준비되어 있던 그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 04-05 시즌 이스탄불에서 열린 AC밀란과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3:0으로 끌려가던 리버풀이 3:3 동점을 만들어낸 뒤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경기로 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의 역전극이자 명경기로 불린다.



‘갓성모’를 만들어주었던 ‘작은 연결’


“처음으로 기자증을 목에 걸고 아스널 FC의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들어가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시야가 점점 밝아지면서 탁 트인 그라운드가 눈에 가득 찼죠. ‘왔구나, 드디어’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이미지 출처: Arsenal FC 홈페이지


이성모 기자는 영국에서 한국 독자들이 접해본 적 없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축구 해설가 ‘마틴 타일러’의 인터뷰다. 마틴 타일러는 40년 넘게 영국 축구의 중계를 맡으며 현지에서는 ‘축구의 목소리’라 불리는 전설적 인물이다.
 
“마틴 타일러를 너무 인터뷰하고 싶어서 여기저기에 수소문했어요. 기대하지는 않았죠. 어쩌다 메일 주소를 알게 되긴 했지만, 영국 축구의 산증인을 풋내기 기자인 제가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상상하기 어려웠으니까요.”


하지만 이성모 기자는 닿기 어려운 취재원이라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이메일이라는 ‘작은 연결’을 어떻게든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콜드 메일을 보내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때였어요. ‘마틴 타일러’라는 이름으로 메일이 오더라고요. ‘마틴 타일러입니다. 저를 찾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 위에서도,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직전까지도 믿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성모 기자와 마틴 타일러

마틴 타일러를 통해 이성모 기자는 ‘작은 연결고리'를 ‘성과로 잇는 비결을 배웠다. 그렇게 이성모 기자는 다른 기자들은 만나기 어려웠던 축구계 인사들을 취재할 수 있었다. 해외축구 팬들은 그의 인터뷰를 통해 전에는 해결하지 못했던 궁금증을 채울 수 있었다. 축구 팬들에게 ‘갓성모’라 불리게 된 이유다.



모든 경험은 연결된다


이성모 기자는 목표와 동떨어져 보이는 경험도 언젠가는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기자와 상관없어 보였지만, 마케팅 회사에서 고객의 입장을 이해했던 경험은 독자가 더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좋은 소재와 마주해 바로 기사를 내고 싶은 마음이 샘솟을 때도 잠시 멈추고 ‘이게 정말 팬분들이 알고 싶어 하는 일일까?’하고 고민하는 법을 배운 거죠.”


그는 경험 그 자체보다 ‘공통분모’를 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저도 이런 결과를 예측했던 건 아니에요. 어떤 일도 실제로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죠. 제 경우에는 ‘공통분모’를 찾으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게 매개가 되어서 연결로 이어지더라고요. ‘글’ 쓰는 게 좋아서 어린이 신문의 기자가 된 것이 나중에 축구 기사를 쓰게 된 계기가 되었죠. ‘글로벌’ 스톡 이미지 회사에 다녔던 것도 언젠가는 해외에 나가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 경험은 2015년에 영국으로 이주하게 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꿈꾸는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요즘은 더욱 그렇죠. 하지만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더라도 각각의 경험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게 꼭 있습니다. 꿈으로 가기 위한 연결고리를 계속 찾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꿈에 닿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되더라고요.”



‘운’도 ‘연결’이 가져다준다


이성모 기자는 스스로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운이 찾아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축구 기자가 되고 나서 단 한순간도 일을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스스로를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운이 따라준 것도 늘 하고 싶은 일과 연결되려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객원 기자라는 기회가 있었는지조차 몰랐을 테니까요. 

가장 중요한 건 꿈과 항상 연결되어 있으려는 의지입니다.”


골닷컴 이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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