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ive Yourself
자신을 용서하라는 말 어떤 의미일까
와인 잔을 사서 밑으로 내려갔다. 빵집에서 빵을 사고 옆에 마트로 향했다. 요리를 즐겨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지는 것 같다.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음식에 어울리는 소스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도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요리를 해서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장을 보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짐을 차곡차곡 차에 싵었다. K는 운전대를 잡고 L은 조수석에 타고 난 뒤 자석으로 갔다. “어디로 갈까요?” L이 물었다. “카페로 가자.” 내가 말했다. K는 네비에 주소를 찍었다. 나는 가방에서 헤드폰을 꺼내어 주변 소리를 차단했다. 헤드폰을 쓰면 같이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다.
카페에 도착했다. 하얀 외관 건물에 나무가 울창하게 뻗어있다. L은 내리자마자 사진기를 들고 나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하루 종일 공허한 상태가 이어진 어느 날 A에게 숲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A는 좋은 곳이 있다며 이곳으로 날 데려 왔다. “혜인아!” 먼저 안으로 들어간 K가 다시 나와 나를 불렀다. 전화가 울린다. M이다. “어. 잠깐만 전화 좀 받고 들어갈게.” M은 처음엔 동료로 만나다 서로에게 이성적인 끌림이 생겼다. 그 당시 진지한 관계는 부담스럽고 해서 괜찮은 섹스 파트너로 관계가 이어질 뻔한 사람이었지만 대화를 해보니 파트너보다는 오래 두고 보면 좋을 사람 같아 서로에게 필요한 친구로 남기로 했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휴가지에 비가 많이 내렸다는 뉴스를 보고 안부 차 전화를 했다고 한다. M에게도 이 상황을 설명했다. 말을 하다 보면 큰일도 작은 일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복잡한 상황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내 상황을 들은 M은 화를 누르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말을 이어가는 듯했다. “이상한 놈 하나 때문에 왜 네가 떠날 생각을 해. 잘 들어. 넌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어. 멀쩡히 길가는 사람을 차로 친 사람이 잘못이지 그때 그 길로 걸어간 사람이 잘못이 아니야. 순간 M의 한 톤 낮아진 목소리가 나를 울렸다. “혜인아. 정신 차려.” 나는 다시 무너졌다. “친구들이랑 있어서 다행이다. 집에 가서 밥 먹고 오늘은 푹 자라. 며칠 쉬고 난 다음에 어떻게 할지 생각하자” M은 그렇게 전화를 끊었고 나는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카페 안으로 들어오니 K와 L은 이미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나 2층에 올라가 있을게.” 커피와 헤드폰을 들고 2층 테라스로 나갔다. 해가 지는 무렵이라 바람이 선선하다. 소파에 앉아 A와 앉았던 테이블을 바라봤다. 며칠 전 이탈리아에 있는 마르코와 통화를 했다. 서로의 근황을 물었고 나는 힘들다고 말했다. “Forgive yourself” 마르코가 말했다. 자신을 용서하라는 말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봤다. 날이 어둑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창문 밖으로 보이는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부산 좋다.” 내가 말했다. “부산 정말 예뻐요.” L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집에 돌아와 짐을 풀고 분주하게 저녁을 준비했다. 홍차를 끓일 물을 올리고 식탁에 앉았다. 진동이 울린다. “좋아 보인다.” 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