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교 전학, 우리가 실제로 밟은 절차들
제주살이를 고민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 아이들 학교였다.
관광지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 제주를 선택하는 순간
바다보다 먼저 검색창에 쓴 건 제주 초등학교였다.
처음엔 막막했다.
학군 정보는 단편적이고 이사 온 사람들의 블로그 후기도 제각각. 어떤 학교는 예쁜 교정이 눈에 띄었고
어떤 곳은 아이들 활동이 활발하다는 후문이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고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학교보다 우리가 살아갈 동네가 먼저였다. 1년을 살아보는 거라면 학교와 마을, 집과 자연이 너무 낯설지 않아야 한다는 것. 특히 고학년이 되어가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또래 분위기와 학급 구성, 학교 규모가 모두 중요했다.
어떤 학교는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가 좋았지만
근처에 마음에 드는 집이 마땅치 않았고
어떤 초등학교는 지역도 예쁘고 학습 분위기도 괜찮다는 평이 있었지만 집값과 매물 조건이 변수였다.
마을 분위기 자체가 마음에 든 학교도 있었고
전학 사례가 꽤 많아 정보 구하기가 수월했던 곳도 있었다.
결국 우리는 학교보다 먼저 살고 싶은 동네를 정했다.
아이들이 뛰어놀 마당, 걸어갈 수 있거나 스쿨버스가 있는 학교, 그리고 바쁜 일상에도 숨 쉴 틈이 있는 마을.
그렇게 결정한 동네 안에 있는 학교에 전학을 문의했고
지금은 아이들이 그 학교에 다니고 있다.
전학 과정은 이렇게 진행했다.
전학은 기존 학교에서 전출 신청을 한 뒤
제주 해당 학교에 연락해 학년 배정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그다음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전입신고를 하고 배정장을 받아 학교에 제출하면 된다.
학교 선택 시 우리가 중요하게 본 것들
고학년 아이에게 또래가 충분히 있는지
학급당 인원이 너무 적진 않은지 (사회성 형성에 영향)
학교 주변 동선과 안전성
같은 동네에 다니는 아이들과의 자연스러운 연결
마을 커뮤니티 분위기 (지나치게 밀접하지 않은지)
(제주학교는 거의 대부분 잔디운동장이고 예쁜
교정이다.)
제주살이의 특성상 학교와 집, 마을 분위기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는 게 좋다.
아이들은 지금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아이들은 학교에 적응했고 아침마다 활기차게 등교한다. 선생님은 섬세하고 따뜻하며 무엇보다 또래 친구들과 금세 어울리며
제주에서도 자신들만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급식이 맛있다고 하고 쉬는 시간에 놀 수 있다는 게 가장 컸다.(기존학교에서는 아이가 복도에서 뛰게 되면
방학 때까지 쉬는 시간이 없었다) 점심시간이면 바다 이야기, 나눔 장터 이야기, 교실에 붙은 그림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그 모든 말들 속에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가 숨어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아이들이 스스로 말해준 변화였다.
“엄마, 여기 애들은 욕을 안 해.”
“말투가 다정해.”
“웃으면서 말하는 애들이 많아.”
육지에서 다닐 땐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말들을
먼저 배워오는 날이 많았는데
이곳에선 오히려 언어가 아이들의 제주살이에
가장 부드러운 다리가 되어주고 있었다.
읍 단위 방과 후 수업은 기대 이상이었다.
우리가 사는 읍 단위 지역에서는
방과 후 수업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처음엔 큰 기대 없이 신청했는데
아이들은 농구, 승마, 컴퓨터, 음악 줄넘기 등
다양한 수업을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업의 퀄리티나 선생님들의 태도가 정성스러워 엄마로서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하교 후에도 일정한 리듬 속에서 아이들이 배우고, 놀고, 기다릴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안정감을 주었다.
학교를 넘어서 제주살이의 중심을 고른다는 것
제주에서의 삶은 단순히 집 앞에 마당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 그걸 먼저 정하는 것이 이곳에서의 삶을 오래 지켜낼 수 있는 힘이었다.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 그 믿음은 제주에 와서 더욱 단단해졌다. 조금 느려도 아이들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시간 그게 이 섬이 우리 가족에게 가장 먼저 건넨 배움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중심을 잘 선택한 덕분에
우리는 비교적 단단하게 제주살이를 시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