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마주 앉아 체스를 두기 시작한 건
공부보다 생각하는 힘을 먼저 길러주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64칸의 작은 세상 위에서 조용히 말을 옮기며
고민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는 일, 그건 마치 아주
오래된 책을 함께 읽는 것 같은 진득한 시간의
선물이었다.
흔히 ‘서양장기’라고 불리며 논리력과
전략적 사고, 집중력을 기르기에 탁월해
세계적인 천재들이 사랑한 게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빌 게이츠, 아인슈타인처럼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인물들도 즐긴 체스는 아이들의 두뇌
발달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좋은 고전 보드게임이다.
체스 게임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체스 말의
이동과 기본 규칙이다. 체스 말은 기물이라고
부르고 게임판 위에서 말이 이동하는 것을
행마라고 한다. 각 기물의 이동 규칙을 알면
게임을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처음엔 룰도 복잡하고 기물 이름도 어렵게
느껴졌지만 유튜브에 나오는 체스 선수의
설명 영상 하나면 아이들은 금세 이해하고
심지어 엄마보다 더 빠르게 룰을 꿰뚫었다.
“엄마, 퀸은 이렇게 움직여!”
아이와 처음 체스판을 펼쳤던 날
64칸 위에 밝고 어두운 말들을 하나하나
배치하면서 뭔가 진지한 놀이가 시작된다는
느낌에 둘 다 괜히 자세를 고쳐 앉았던
순간이었다.
체스의 시작은 단순하다.
하얀 말부터 시작하고 각 기물은 정해진 위치에 놓는다.
가장 센 말은 퀸이고, 가장 중요한 말은 킹이다.
그런데 아이 눈엔 나이트가 제일 멋있어 보였는지
“얘는 말을 뛰어넘을 수 있어!” 하고 신나게 설명하더라고요.
룩은 가로세로, 비숍은 대각선,
퀸은 둘 다 가능하고 킹은 한 칸씩만.
처음엔 헷갈렸지만 몇 번 해보니 금세 익숙해졌다.
아이가 폰을 앞칸으로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이 말은 처음에만 두 칸 갈 수 있어!" 하는데
그 모습이 왜 그렇게 기특하던지.
체스에는 캐슬링이라는 멋진 기술도 있다.
킹과 룩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킹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식.
아이에겐 성을 짓는 상상 같은 순간이었다.
“엄마, 킹이 성 안으로 들어간 거야. 이제 안전해졌지?”
체스의 규칙은 생각보다 쉽지만
매 순간 선택이 중요하다.
지켜야 할 말, 희생해야 할 말,
그리고 무엇보다 킹을 어떻게 보호할지
늘 고민해야 하니까.
게임이 끝날 때,
상대방의 킹이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상황,
그게 바로 체크메이트
“게임 끝!” 외치며 아이는 킹을 눕히고
작은 승리를 만끽했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체스
우리 아이에게 생긴 작은 변화
처음엔 단순한 놀이로 시작했지만
체스를 하다 보면 아이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깊이 생각하고
상대의 수까지 예측하려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그 작은 고민과 반복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논리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체스가 좋은 이유는
30분 넘게 집중해서 앉아 있는 힘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공부도 결국 앉아서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억지로 책상에 앉히는 것보다
체스처럼 재미있고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엉덩이 힘을 길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휴대하기도 간편해서
캠핑 갈 때, 여행 갈 때도 함께 챙겨가요.
자연 속에서 체스 한 판,
그 순간만큼은 전자기기보다 훨씬
가치 있고 소중한 시간이 되어준다.
체스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아이의 두뇌를 자극하고
가족의 시간을 풍성하게 해주는
지혜의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