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 속, 조용히 초록을 들이는 일.
식물을 기르며 마음을 닦고 숨을 고르는 시간.
작은 잎 하나에도 위로가 피어나는 순간들을 기록합니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초록의 마음이 피어난다.
바람 따라 문틈 사이로 스며든 햇살처럼
어느 날은 문득 푸릇한 생명을 들이고 싶어진다.
그렇게 우리 집에 처음 온 식물
사랑스러운 덩굴 식물 푸밀라(Ficus pumila).
잎끝에서 속삭이는 전설
푸밀라는 줄기에서 기근이 나와
담쟁이처럼 나무나 벽을 타고 자라는
작고 여린 덩굴성 상록식물이다.
전설에 따르면, 독일의 영웅 아르미니우스는
원정 중 눈병에 걸려 앞이 흐려졌다고 한다.
그때 신 아레스가 말했다.
“새벽에 피는 작은 꽃을 찾아라.
그 꽃이 너를 도울 것이다.”
다음 날 아르미니우스는 그 꽃을 발견해
눈을 치료했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작은 식물 한 줄기에 깃든 이야기가
왠지 마음을 간질인다.
그런 전설 때문일까
푸밀라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푸밀라를 키우는 즐거움
푸밀라는 화려한 꽃을 피우진 않지만
크림색 반점이 매력적인 잎과 바스락거리는
촉감으로 그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낸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지지대를 세워 담쟁이처럼,
화분에 담아 행잉 플랜트처럼!
수경재배로 투명한 물속에서도
다양하게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푸밀라는 우리 집 공기를 정화해주는
고마운 식물이라는 것.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물질을 흡수하고
습도를 조절해주며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뇌를 맑게 해주는 효과도 있어
아이들 공부방에도 추천하고 싶은 식물이다.
푸밀라, 어디에 두면 좋을까?
푸밀라는 밝은 그늘을 좋아하기 때문에
햇빛이 부드럽게 드는 거실 창가,
가끔 창문을 여는 욕실 선반!
아이 책상 옆 작은 화분 자리에도 잘 어울린다.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분무기로 잎을 닦아주면
먼지도 줄고 반점도 더 선명해진다.
습도를 좋아하니 에어컨을 자주 트는 계절에는
조금 더 자주 물을 챙겨주는 것도 작은 팁이다.
푸밀라 키우는 법
빛: 직사광선은 피하고 밝은 간접광 아래에서
키우는 게 좋아요. 빛이 너무 부족하면 반점이
사라지고 녹색 잎으로 변할 수 있다.
물: 겉흙이 마르면 흠뻑 주기.
한 번 말라버리면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서
주 1회 정도 흙 상태를 꼭 체크하기.
실내가 건조할 땐 잎에 분무해주는 것도 좋다.
환기: 푸밀라는 수분을 좋아하는 만큼
통풍이 잘 되지 않으면 뿌리가 썩거나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니
자주 창문을 열어 바람을 넣어 준다.
초록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
푸밀라를 들인 뒤
아침마다 창가에 머문 햇살과 함께
조용히 자라고 있는 잎을 바라보게 된다.
말없이 나를 닮아가고 있는 식물.
잎 하나, 줄기 하나 자라날 때마다
내 마음에도 조용한 평화가 피어난다.
가끔은 식물을 키운다기보다,
식물이 나를 다독이는 것 같다.
바쁜 하루 끝, 조용히 물을 주는 그 순간이
어쩌면 내 하루 중 가장 다정한 시간이니까.
식물을 기른다는 건
결국 나를 기르는 일 아닐까.
푸밀라 덕분에, 오늘도 초록으로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