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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mi 레미 May 30. 2024

Good bye, my 20s

짧고도 길었던 나의 20대를 보내주며

얼마전 나는 30살 생일을 맞았다. 

이제 공식적으로 만나이로든 뭐로든 20대라고 우길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빼박 30대!

나의 20대를 마무리하며,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들었는데 이를 영화 또는 책에서 본 문장들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1. [Excellent Advice for living - wisdom I wish I'd known earlier] by Kevin Kelly 

"Your 20s are the perfect time to do a few things that are unusual, weird, bold, risky, unexplainable, crazy, unprofitable, and look nothing like 'success'. For the rest of your life these experiences will serve as your muse."


위 문장이 나의 20대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글이다. 나의 20대에는 과감하고 무모한 도전을 즐기고, 위험을 감수하고, 이익을 따지지 않고 일단 내가 하고 싶으면 먼저 저지르고 보는, 남들이 성공이라고 따라오라고 하는 길을 벗어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 같다. 허락 보다는 용서를 구하는 게 더 쉽기에 일단 시작하고 해보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먼저 연락하고, 부끄러움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주위 친구들과 사람들로부터 '(좋은 의미로) 미친 사람 같다'라는 얘기를 20살때부터 종종 들었는데, 나도 어디서 나온 자신감으로 그렇게 행동했는지 모르겠다. 


2. 내가 처음 산 책 [뉴욕에서 사는 여자]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서점에 데리고 가서, 추천 도서를 구매해주셨는데 6학년 때 처음으로 나에게 자율권을 주시며 직접 원하는 책 1권을 골라서 사보라고 하셨다. 너무 어렸어서 이유가 기억나진 않지만 나는 '뉴욕에서 사는 여자 The woman living in New York'이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어떤 여자가 뉴욕 배경을 뒤로하고 걸어가는 표지가 아마 맘에 들었던 것 같다. 그 책에 나오는 뉴욕은 마치 나와는 상관없는, 멋지지만 먼 세상 같았고 결혼하고 나서 30대쯤 남편과 신혼여행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책은 기억에도 안나는 책장 어딘가에 오래 보관되었다. 


과거 예상과는 달리, 뉴욕을 20대에 가게 되었다. 21살에 해외 첫 여행으로 친구와 프랑스 파리를 가려다가, 아버지의 극구 반대로 인해 계획에도 없던 미국 뉴욕을 가게 되면서 뉴욕을 처음 경험하게 되었고, 그때 뉴욕에 흠뻑 빠져들어 23살 때 어학연수로 또 갔다가, 25살~26살은 패션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며 '뉴욕에서 사는 여자'가 되었다. 


우연한 여행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에 빠져서 20대에 총 2년이라는 기간을 보내게 되며 나의 20대 키워드 중에 단연코 빠질 수 없는 명사가 되었다. 


3. Lost Stars - Adam Levine (영화 Begin Again OST)

"God, Tell us the reason youth is wasted on the young"

20대 초반에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한 언니랑 같이 <비긴 어게인> 영화를 보았는데, 

그때 이 가사를 이해하지 못했다. 뭔가 청춘인 나에게 하는 얘기같은데 무슨 소릴까? 했었다. 


하지만 20대를 보내고 나니 왜 청춘이 'wasted on the young'인지를 알것 같다. 

청춘의 가치를 진정으로 깨닫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청춘이 주어지기에 이를 낭비한다는 메세지로 나는 이해했다.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하지못했던 거,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쓰느라 시간을 낭비했던 게 떠올랐다. 


'10명이 모이면 7명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1명은 나를 그냥 좋아하고, 2명은 이유없이 싫어한다'가 자연스러운 세상의 이치인데 어렸던 나는 그걸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남의 인생에 과하게 관심이 많은 사람들, 이유없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고 그 사람들과 잘지내려 애쓰고 애태웠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청춘이 이렇게나 짧고 빠르게 지나간다 걸 깨달은 지금 다시 20대를 보낸다면 철저히 이런 소음은 무시했을 것 같다. 왜냐면 그 사람들은 끝까지 그럴 것이기에 가까이 하지 않는게 상책이란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10년의 시작. The end is the new beginning! 

30대는 20대의 레슨런을 바탕으로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30대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느끼고 싶다. 나의 30대에는 (아직 예정은 없지만) 결혼, 출산, 육아가 있을거라, 이런 일련의 빅 이벤트들을 겪고서(?) 한층 더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과정일 것 같다. 어떤 사람과 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리고 책을 쓰고 싶다. 손에 잡히는 결과물로서 내 생각이든 일이든 경험이든 정리하고 싶다. 나와의 깊은 대화를 통해 책을 쓰며 자기 계발을 하고, 내 책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과도 연결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넘 흥미로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안가본 나라에 더 가보고 싶다. 꽂히면 한 곳만 계속 가는 습관이 있어서, 미국만 4번 가는 등 똑같은 나라만 여러번 여행했었는데, 30대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이탈리아, 그리스, 두바이, 인도 등 새로운 곳과 새로운 경험을 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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