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기획자 이야기
얼마전, DAO를 연구하는 모임에서 알게된 분이 내게 커피챗을 요청했다.
평소에도 SNS에서 서로의 활동을 보고 있던 터라 관심사가 겹치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나도 그녀와의 커피챗이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우리는 아포가토가 유명한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나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기업내부 NFT 커뮤니티 실험 사례와 레슨런을 공유했더니 그녀가 무척 흥미로워했다. 성공담이 아니라, 뼈아픈 나의 실패담과 Don't Do에 관한 에피소드가 대부분이어서 더 솔직하고 재밌게 전달이 된 것 같았다.
그녀 역시 나만큼이나 커뮤니티에 진심이었다. 커뮤니티에 관한 책 저자를 섭외해 직접 북토크를 열기도 하고, 커뮤니티에 관한 이론을 발견하고 그녀의 인사이트와 함께 녹여서 글을 이미 여러 편 작성했고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녀의 글과 이야기들은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우리가 했던 대화 주제 중 하나는, 커뮤니티 '온보딩'에 관한 이야기는 많으면서 정작 '오프보딩'에 관한 이야기는 적다는 것이다. 온보딩 못지않게 중요한게 '오프보딩'이다. 어떻게 내보낼 것인가 또는 어떻게 커뮤니티의 평화를 유지할 것인가.
오프보딩 까지는 아니더라도 룰을 깨뜨리는 룰브레이커, 모임의 목적을 흐뜨리는 멤버들을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커뮤니티 내부 규칙과 룰 세팅의 중요성에 대해 토론을 하였다.
이럴 때 운영진이 하나하나 듣고 내보내거나 또는 잔정으로 감싸주게 되면 운영진의 burden이 너무 커지게 된다. 이런 멤버가 또 안나올거라는 보장이 없고, 이 행동이 반복안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의 규모가 클수록 운영진의 머리는 더욱 아파진다.
그렇기에 커뮤니티의 룰세팅이 무척 중요하고, (정이 조금 없어보이더라도) 룰베이스로 처리하는 게 운영진과 커뮤니티 둘다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 개념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수동으로 운영진이 탈퇴시키는 것이 아닌, 스마트 컨트랙트 상 경고 누적 몇 회로 인한 자동 강퇴 시스템.
나는 그녀와 약 3시간 가까이 몰입해서 '커뮤니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이 '찐'심인 사람을 만났더니 둘다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신나서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내가 보는 그녀의 눈동자도 빛이 났고, 그녀도 오랜만에 나같은 사람을 만나서 에너지가 생긴다고 했다.
같은 업계의 보석같은 존재를 발굴해서 무척 기분이 좋다.앞으로 다양한 일들을 같이 많이 펼쳐볼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헤어지고 나서도 설렘이 유지되는 이런 기분 좋은 (동료와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