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관한 잡지식

by Renaissance

1. 다이어트

다이어트는 살을 뺀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사실 체중 조절을 뜻한다. 저체중인 사람이 몸을 불리는 것도 다이어트이다. 근육을 불리는 벌크업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선 체중을 늘린다의 대명사로 쓰인다. 이미 고착화되어 고쳐지긴 힘들것 같다.


살을 빼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다. 먹는 칼로리보다 쓰는 칼로리가 많으면 살은 빠진다. 덧셈 뺄셈 만큼 간단한 이치이지만 우리나라엔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진귀한 유전자가 많다. 하룻동안 먹는 것을 모두 기록하는 식단 일기를 쓰고 하루 섭취하는 칼로리 총량을 계산해보자. 음식 칼로리 계산은 앱도 많고 인터넷으로도 쉽게 할 수 있다. 계산해보면 내가 생각보다 많이 먹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쓰는 칼로리를 늘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걸어봐야 칼로리 소모는 거의 되지 않고, 격하게 뛰어야 그나마 칼로리 소모가 늘어나는데 라면 한봉지 정도의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서는 1시간은 격하게 뛰어야한다. 그러니 체중을 줄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이다. 현존하는 다이어트 약들은 효과가 매우 미미하고, 제약회사들이 약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한 것들을 보면 당류 섭취를 제한한다. 당류 섭취를 제한해서 살이 빠진 것을 다이어트 약의 효과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니 다이어트 약에 괜한 돈 쓰지 마시길.


살을 찌우는 방법도 간단하다. 위의 공식을 반대로 적용하면 된다. 칼로리 소모를 줄이고 섭취를 늘리면 된다. 멸치라고 비하받는 마른 분들과, 감량과 증량을 모두 경험하는 운동선수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살을 빼는 것보다 찌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이것도 이유는 자명하다. 먹는 것을 줄이는 것은 위장이 편해지지만, 먹는 것을 늘리는 것은 위장에 무리를 준다. 스포츠마다 은퇴 연령은 다르지만 선수생명이 긴 스포츠도 일반적으로 40을 전후로 은퇴를 하는데, 이는 소화능력이 떨어지는 시기와 맞물린다. 나이 먹고 살을 빼는게 너무 힘들다는 사람은 나이 먹고 살을 쪄야 하는 사람 앞에서 입을 다물어야 한다. 나도 복싱을 하면서 감량과 증량을 모두 경험해봤지만 증량이 훨씬 힘들었다. 만성위통에 더부룩하고 툭하면 장염에 걸리는 것에 비하면 감량은 너무 편하다.



2. 헬스

헬스가 대중화되어 특별히 다른 취미 운동이 없는 사람들은 대다수 헬스를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제대로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요즘 유행하는 골프를 예로 들어보자. 골프에 입문하면 스윙부터 배우기 시작하여 필드에 나가 상황에 맞는 클럽을 고르는 법을 배우고 퍼팅을 연습한다. 연습장에서 스윙만 하면서 골프를 치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입문자들의 대부분은 곧 필드에 나가게 된다. 그러려고 골프를 배우는거니까.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스윙도 할줄 모르면서 필드에 나온 상태다. 필드에 나갈 실력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근육이 붙을텐데 스윙도 못하고 있는거다. 바디빌딩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운동이 어떤 근육을 타겟하는지 알아야 하고, 그 운동을 수행하면서 타겟 근육만 고립하여 자극을 주는 법을 알아야하고, 어느 정도로 부하를 줘야 내 근육이 크는지 이해를 해야한다. 말은 쉽지 필드에 나가 거리와 바람을 계산하고 스윙한 후 그린에 공을 올려 퍼팅을 하는 것만큼 복잡하다. PT를 강력 추천하지만 트레이너들은 장기적으로 피티를 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운동 지식을 전부 전수해주지는 않는다. 주변에 근육질인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배우는게 베스트라고 할 수 있다. 잘 안 알려주려고 할텐데, 그 이유는 말을 하면 제발 좀 들어라 진짜 갑자기 화나네. 알려 달라고 해놓고 시키는대로 안 하는 사람이 지금까지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 받아서 안 하려고 하는거니 배우고 싶으면 제발 말 좀 들어라. 가장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식단이다. 스윙 이렇게 치면 허리 나가요, 하면 잘 듣지 않나. 근데 왜 이렇게 먹으면 근육이 아니라 지방이 붙어요 하면 안 듣느냐는 거다. 이 정도 먹었다고 그렇진 않겠지 하고 자체판단 해버린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분들이 떡볶이 먹지 말라고 백번을 말해도 일주일에 한번은 괜찮겠지 하면서 먹는다. 바디빌딩은 운동 3 식단 7이다. 이름 자체가 바디+빌딩 이고, 몸은 먹는거로 만드는거다. 운동은 보조다.


3. 호르몬

인간은 호르몬에 지배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다보면 끝도 없는 심오한 세계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건 아니고 운동 얘기만 해보련다. 근육 성장도, 신체능력도 호르몬의 지배하에 있다. 건강과 노화방지를 위한 간헐적 단식을 하면 살이 빠지는 이유는 호르몬 때문이다. 당류가 몸에 들어와 인슐린을 솟구치게 하는 과정이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에(노화 뿐만이 아니라 건강 전반적으로 나쁘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시켜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것 만으로 살이 빠진다. 근육을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호르몬 중 하나가 성장호르몬인데, 간헐적 단식이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고 하여 바디빌더 중에서도 간헐적 단식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거냐면 끊임없이 먹어서 몸을 불려야 하는 사람들이 먹는 시간에 제한을 둔다는 소리다. 14시간 동안 먹을 양을 8시간 안에 먹어야 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스테로이드를 쓰는 약물 보디빌더들은 성장호르몬도 주사로 꽂는다. 스테로이드는 우리나라 말로 부신피질호르몬이다. 호르몬이 이렇게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체내 호르몬 분비량이 달라진다. 노화 정도에 따라 운동 프로그램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말이다.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는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 만으로 근육이 잘 붙고 유지가 쉽지만, 나이가 들면 똑같은 강도로 운동해도 근육이 빠진다. 그래서 더 빡세게 운동을 해봤자 오버트레이닝의 역효과만 난다. 나이가 들면 호르몬 펌핑을 위해 운동을 다변화시켜야 한다. 유산소, 무산소 나눌 것 없이 케틀벨이나 크로스핏, 역도 같은 유산소와 무산소가 결합된, 단시간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소모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3대 운동 위주로 스트렝스 훈련만 할 때는 은퇴한 운동선수 같은 몸이었던 내가 역도 트레이닝을 시작했더니 다시 현역 운동선수 같은 몸으로 바뀌었다. 운동에 대해 박사 수준으로 공부하는 친구의 조언이 유효했다. 인간은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다.


4. 그외 잡썰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타고난 누군가를 모델로 삼지 말자. 평생 아령 한번 안 들었는데도 근육질인 사람이 있고, 평생 달리기 한번 안 했는데도 모델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나이들면 몸 좋은 사람보다 건강한 사람이 더 부럽다. 근육질에 감기 달고 사는 사람보다 배 나왔는데 건강에 이상 없는 사람이 훨씬 부럽다. 본인이 타고난 강골 체질이면 부모님께 전화 자주 드리자. 아무리 감사하다고 해도 부족하다.


어떤 운동이든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른 사람은 다른 운동에 대한 이해도 빠르다. 운동은 결국 자신의 신체 장단점과 한계를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유행하는 운동을 했는데 재미가 없다면 다른 운동을 해보자. 세상엔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운동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분명히 맞을거다. 그걸 열심히 하면 평생 자산이 된다. 나는 그게 복싱이었다.


재능에 대한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자기가 좋아하게 되는 운동은 자기가 신체적으로 타고난 운동일 확률이 94% 정도 된다. 그렇지 않은데도 그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6% 정도는 되기 때문에 94%라고 하는 것이다. 해보지 않으면 자신이 잘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다양한 운동을 경험해보자. 헬스장이 재미없으면 그만두고 다른거 해도 된다. 헬스만 고집할 이유는 절대 없다.


젊음을 희생하여 억만장자가 된 후 젊음을 찾기 위해 매년 몇십억을 쓰는 브라이언 존슨은 하루종일 운동을 한다. 당신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브라이언 존슨에게 말해보시라. 운동 하라는 소리다


20대인 분들에게 한마디 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몸상태가 나쁜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이 가장 고치기 쉬울 때니 당장 운동을 하시라. 나중엔 고치는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들어진다. 암에 걸려 장기를 절단하고 살기 위해 운동을 해야하는 사람의 영상을 보시길. 그게 늙은 후 고치기 위해 애쓰는 당신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몸상태가 좋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해도 유지되는 최상의 상태일때 마음껏 이것저것 운동을 해보시길 권한다. 그 몸 몇년 안 간다. 운동을 제대로 익힌 상태면 노화가 와도 상대적으로 쉽게 반등할 수 있다. 모두에게 칭송받던 신체를 가졌던 사람 중, 내 주변인 기준, 불혹이 되어서 '넌 왜 늙질 않냐'라고 듣는 사람은 백퍼 어떤 운동을 빡세게 했던 사람이고, '너 왜 이렇게 됐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은 어떤 운동도 재미없어 하던 사람이다. 남녀불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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