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점심을 먹고난 뒤
거창 덕천서원 하얀 벚꽃 위로
눈이 살포시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즉흥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산청 덕천서원으로 네비를 잘못 찍는 바람에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더 걸렸다.
허허
겨우겨우 거창에 진입했다.
곧장 왔으면 금방일텐데
산청 톨게이트를 3번이나 왔다갔다 했으니!!!
(주륵)
2시간 넘게 걸렸다.
가는 길목이 다 벚꽃이다!
전날 다녀온 경주는 벚꽃이 다 져버려서
꽃술만 잔뜩 보구 왔는데
이곳은 한창이었다.
덕천서원 진입로에 들어서는데
온 세상이 하얬다.
하얀 눈송이 같은 벚꽃들이 하늘을 뒤덮었다.
창문을 내리니 벚꽃 향기가 훅- 풍겨왔다.
차밖으로 나와서 살랑살랑 걸었다.
돌다리 아래로 졸졸졸 맑은 물이 흐르고
그 위로 하얀 벚꽃잎들이 떨어져 있었다.
하얀 구름처럼 몽실몽실 활짝핀 벚꽃 아래로
봄을 알리는 초록 잎파리들이 쑥쑥 나있었다.
동화 속 세계에 와있는 듯 신비로웠다.
오래되어 보이는 누각 하나가 서있었다.
빛바랜 나무결이 지나간 세월을 말해준다.
서원 앞에는 커다란 못이 하나 있다.
못 위로 아른아른 비치는 푸른 하늘과 하얀 세상
그리고 우수수 떨어져있는 벚꽃잎들이 장관이었다.
새하얗게 무더기로 피어있어서 눈이 내려 앉은 것 같았다.
보통 자주 보아왔던 벚꽃들은 은은한 핑크빛을 띄었는데
여기있는 벚꽃들은 전부 다 순백색이었다.
못 앞에 자리잡고 있는 누각에 오르니
하얀 구름 뭉치 속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어찌나 황홀하던지!
아마도 매년 이 곳을 찾아올 것 같다.
하얀 세상을 한껏 마음에 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원없이 꽃들을 봤으니
곧 봄은 지나가겠지.
내년 봄을 그리며 거창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