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통도사 홍매화와 푸르른 솔길

by WOONA

삼월

봄이 오는 계절

꽃도 피는 계절

매년 이맘때 즈음 찾았던 양산으로 향했다.



나름 매화 출사였는데
카메라를 깜빡하고 집에 두고왔다.
바보같으니라고.. 그래서 아쉽지만 휴대폰으로 촬영해야했다.

통도사에 거의 다 다다랐을 무렵 차가 어찌나 막히던지!
길 위에서 30분 넘게 보낼 것 같더라.
우리는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웠으니
차 타고 안으로 들어가길 포기하고 밖에 주차한 뒤 걸어서 들어갔다.



밖에 주차하고 걸어 들어가길 잘했다!
걸어서 20분 거리 정도 되는 솔길이 있는데
완만한 평지에 솔내음도 좋고 풍경도 좋아서 안걸었으면 아쉬울 뻔 했다.



걷기만 해도 좋은 길,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았다.

옆으로는 잔잔히 물줄기가 흐르고
쭉 뻗은 솔길을 걷다보면 통도사에 다다른다.



아직은 이른 봄
헐벗은 가지들이 가득하지만
곧 있으면 초록초록 눈부신 빛들이 이 곳을 채우겠지?
그 때 다시 이 곳을 찾아와야겠다.



앙상한 가지들 틈에서 매화가 피어났다.
수양매화 근처로 다가가니 그윽한 향기가 풍겼다.



통도사 들어서는 입구에 떡하니 자리잡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아끈다.

축 늘어진 가지마다 매화가 송이송이 가득 피었다.



신라시대 창건되었다는 통도사.
신라 선덕여왕과 자장스님이 축조했으며 부처의 진신사리가 안치되어있는 절이다.
오랜 세월이 믿기지 않게 잘 보존되어 있는데,
신라 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절을 보수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이렇게 본연의 모습이 잘 남아있는 것이었다.



사실 수양벚꽃은 작년에 일본 가서 실컷 봤었는데
수양 매화는 이번에 처음 보았다.

아담하고 축 늘어져 밑으로 퍼진 수형이 참 아름다웠다.
가까이 가서 꽃 향기를 맡기도 수월했다.



드디어 홍매화를 보게 되었다!
파란 하늘을 채우는 진분홍 꽃들이 무척 아름다웠다.



뒤로는 삐죽 솟아나온 처마가 보이고

하늘로 쭉쭉 솟아오른 가지마다 꽃들이 대롱대롱 매달렸다.

매화 향기는 코 끝을 찌르고 눈은 아름다움에 취해 즐겁고

순간이 참 행복했다.



난 이렇게 해를 마주보면서

조금 아래에서 꽃을 바라보는 장면이 좋다.

얇은 꽃잎에 햇살이 스며들어서

그림자가 일렁이고 꽃잎이 살랑거리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멀리서 볼 때랑 또 다른 느낌이다.



통도사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커플, 가족, 친구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꽃을 즐기고 있었다.
사람들의 표정은 한껏 들떠있었고 행복해보였다.

진짜 봄이 온 것 같았다.



군데군데 노란 꽃들도 보였다.
산수유 꽃도 곧 있으면 만개할 것 같더라.
이 나무에는 노란 꽃 뿐만 아니라
빨간 산수유 열매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미처 떨어지지 못하고 남아있는 녀석인가보다.



통도사 자장매(慈臧梅)



수령이 370년 정도 되었다는 이 매화나무는

당시 통도사 스님들이 절을 창건한 자장스님을 기리고자

경내에 매화나무를 심고 그 이름을 '자장매'라고 지었다.



자장매는 만개한지 조금 시간이 지난 듯 싶었다.
군데군데 저문 꽃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화 향기는 진하게 풍겨왔고
아름다움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통도사에는 매화 나무들이 참 많다.
개화 시기가 각각 달라서 이번주가 지나서도 여전히 아름다울 것 같더라.
아직 봉오리가 가득한 매화나무도 꽤 있었다.



곧 터질 것만 같은 동글동글한 봉오리들이 귀엽다.
만개하려면 조금 더 있어야할 것 같았지만
난 이렇게 꽃도 보이고 귀여운 봉오리들도 보이는 때가 가장 좋다.



절 내 온통 꽃 천지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더니
내 관심은 온통 꽃이고 절에는 눈이 안갔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아네모네가 딱 보이더라.

여기 있는 꽃들을 보니

올 봄에는 꼭 아네모네를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 싱그럽다.



대체적으로 홍매화들은 거진 다 피었고
봉오리들이 가지 끝에 조금씩 매달려있었던 반면에
청매화들은 아직 봉오리진 녀석들이 많았다.



한가득 피어난 노란 산수유 꽃과 그 옆으로 하얀 매화
그리고 뒤로는 푸른 소나무
세가지 색의 조화가 참 곱다.



아직은 가지만 앙상한 배롱나무.
여름 즈음 되면 이 나무에도 분홍 꽃들이 가득 피겠지?
이곳은 여름에 다시 찾아와도 정말 좋을 것 같다.

(물론 또 꽃 구경하러...)



꽃 구경 실컷하고 돌아가는 길
물이 참 맑고 햇살이 좋아서
벤치에 한동안 앉아서 쉬다가 통도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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