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매의 섬 4

by 붙박이별

동매는 이제 꼭 알아야 했다. 이 동네에 왜 열 살이 넘는 아이는 자기밖에 없는지, 열 살 설이 되면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지.


동네에 제대로 된 가정이라고는 동매네 밖에 없는데, 이 동네 아지매들은 어떻게 아이를 낳는지.


언덕 위에 하나씩 생기는 흙더미들은 뭔지, 새로운 아지매들은 어디서 오는 건지.


동매는 클수록 궁금한 게 너무 많아졌고, 동매의 궁금증은 조금씩 구체화되었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철이 아재 밖에 대답해 즐 사람이 없었다. 그날부터 동매는 혼자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기회를 엿봐야 하고, 아부지를 비롯한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안 된다.


한참을 철이 아재에게 신경을 썼다. 아무도 눈치 못 채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러던 여름날, 한낮인데도 날이 깜깜해지더니, 천둥 번개가 쳤다. 마침 아부지는 밖으로 나간 날이고, 엄마와 아지매들도 동매집에 모여 낮잠을 자는 참이었다.


동매는 철이 아재가 있을 법할 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마침내 철이 아재를 무덤 옆 허름하게 만들어진 아재의 집에서 찾았다.

"아재!"


'우르르쾅' 천둥이쳤다. 생각보다 비는 적게 왔으나 천둥과 번개가 심하고 날이 어두워 밤 같았다. 철이 아재도 초를 켜고 있는 참이었다


"니, 만다꼬. 내리 가라. 내 맞아 죽는다."

철이 아재는 눈이 동그래져 손을 내저었다.

"아재, 내 지금 나가믄 번개 맞아예. 번개 지나믄 가께예. 예? 이 천둥 번개에 내쫒았다카믄 아부지가 가만둡니꺼?"

철이 아재는 잠깐 생각하더니.,

"그라믄 번개만 그치믄 바로 가래이"

"하무예. 그라께예."


그렇게 동매는 철이 아재와 초를 가운데 두고 앉았다.

"아재, 내 궁금한 게 있어예"

"묻지 마라. 뭐든. 암 것도 묻지 마라. 내는 대답 못해준다."

동매의 눈이 반짝였다.

"알기는 안다는 말이네예"

철이 아재의 등이 움찔했다.

"알긴 뭘 아노. 내는 암 것도 모른다."

다시 번개가 쳤다. 곧이어 천둥이 우르르쾅 쳤다.


"아재. 그라믄 딴 건 안물으께예. 아랫집에 기실이 어디로 갔어예? 잘 살고 있어예?

이것만 알리주믄 딴 거는 다시는 안물으께예. "

철이 아재는 촛불 너머 동매를 찬찬히 살폈다. 또 번개가 번쩍하더니 천둥이 쳤다.


"진짜제? 이제 안물을끼제?"

"하무예. 진짜 안물으께예."

"그라믄 뭐 하나 걸어라. 내 니를 우예 믿노."

"지는 가진 게 없는데예..."

철이 아재는 눈을 내리 깔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약속 어기믄... 내가 해달라 카는 거 한 개 해도."

"알겠어예. 그라께예."

동매는 명랑하게 말했다.

"기실이는 이쁘게 생기가 기생집에 팔리갔을끼다."

"부자집이 아니고예?"

"요즘 부자들은 큰 아 말고, 얼라 데꼬간다."

"주인 아지매도 착하고 그냥 주방일 하믄서 살끼니까네, 걱정할 필요 없다. 여서 있는거 보다 더 잘 묵고 잘 잘끼다. 걱정마라."

"그래도 다행이네예."

동매가 철이 아재를 보고 씨익 웃었다.

마침 천둥소리가 그쳐서 철이 아재는 동매를 내쫓듯이 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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