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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붙박이별 Feb 21. 2024

손목을 또 그었어.

친구야,

왜인지는 몰라. 그저께 그었던 손목 밑에 이번엔 좀 더 깊이 그었어.

한 줄로 피가 생기더니 이번엔 곧 피가 뚝뚝 떨어졌어.

이번엔 마음이 시원해지지 않았어.

좀 더 깊이 긋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무서워졌어. 하얀 피부에 푸르게 퍼져있는 줄.

그 핏줄을 따라 그으면 어떻게 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자 소름이 끼쳤어.

난 왜 이렇게 됐을까.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면 좋겠어.

혼자 생각할수록 무서워.


이상한 생각을 자꾸 하게 돼.

가위로 머리카락을 막 자르고 싶다든지.

팔의 혈관자국을 따라 길게 긋고 싶다든지.


정신의학과 선생님도, 남편도 입원을 생각하는 거 같아. 그럼 좀 나아질까...

답답해.

미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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