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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붙박이별 May 08. 2024

나는 그런 표현에 상처 받아요.

요즘 머리카락이 제 멋대로 뻗는 것 같아서 미용실을 찾았다. 연휴의 끝이라 그런지 미용실에는 손님들이 많았고, 우리 부부는 동네 한 바퀴를 돌고도 이발할 곳을 결국 찾지 못했다.


남편은 회사에 나가기 전에 이발을 꼭 하고 싶었는지 한시간 정도를 기다렸다가 지하에 있는 미용실에 가보겠다고 하고 내려갔다.


잠시 후, 남편이 너도 이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내려 올거냐고 묻기에 알겠다고 하고  미용실로 갔다.


거의 일년 전에 여기 살다가 다시 지방에 가고,

또 다시 같은 건물에 와서 살게 된 거라서, 아주 오랜만에 간 미용실이었다. 그리고 나는 미용사 분이 낯설어서 주인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앉아 있는데, 미용사분이  별로 반갑지도 않은 얼굴로.


- 전에도 온적 있죠?

라고 물었다.

난 당황하며 한 일년 정도 된것 같다고 했다.

(난 사실 사람의 얼굴을 잘 보지않고 기억도 잘 못한다.)


그런데 그때 미용사님의 충격적인 한마디.

-맞아요, 전에 본 것 같다. 어이구, 살이 엄청쪘네요.


안그래도 정신과 약을 먹고 나서 부작용 때문에 거의 1년에 8키로 가까이 쪄서,

살찌는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이기려고 하려는 참인데.


진짜 상처주는 말...


나는 소심해서 상처를 잘 받는다. 그리고 솔직함을 내세우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긁어내는 말이 넘 싫다.


하... 사장님 그런말은 좀 그래요.

사장님 화장 안하셔서 제가 몰라봤네요.

아, 사장님 그대로세요? 변하셨나? 몰라봤네요...


등의 말을 속으로 생각하고 목까지 올렸으나,

그런 말을 입밖으로 뱉을리가... 내 성격에.


그냥. 그래. 살찐건 사실이니까. 그치만 너무 대놓고 얘기하네.


정도로 넘어가기로 했다.

남편도 같이 그 말을 들었기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서,  

-너무하다. 그치?

라고만 말했다.


그래도 언젠간 말해주고 싶다.

물론 소심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솔직한 것, 팩트, 그런 것들로 정당화 하며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은 다 이해 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내 생각에 그런 말들을 듣고 쿨하게 아무렇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으니까.

아니, 남까지 갈 것도 없다.


내 앞에선 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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