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노래만 들으면 남편에게 왜 그리 미안해지는지 모르겠다.
이 노래의 제목은 '감사'인데 말이다.
우선,
내가 한참 우울증세가 심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자해를 했을 때.
이 노래를 들었는데,
'살아있음을 그대에게 난 감사해요'라는 부분을 듣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저음의 남자 목소리를 좋아한다.
이 노래는 저음이 너무 좋은 김동률이 저음으로 노래하는 부분이 매력적인 노래다. 그리고 특히 가사가 너무 좋다.
노래 가사에서는 부족한 자신의 마음이 그대에게 힘이 되어서 감사하다고 하는데, 그때의 나는 남편에게 짐만 되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이 노래의 제목과 다르게 나에겐 늘 미안함이었다. 특히 남편에게.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김동률 님의 저음이 너무 좋았는데, 들을수록 하나하나 가사를 곱씹게 되면서,
어느 부분에선 맘이 아프고, 어느 부분에선 눈물이 났다. 이 노래의 작사가는 알까? 이 노래를 듣는 사람이 감동이 아닌 미안함으로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는 걸.
결혼식장에 가면 이 노래를 축가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물론 이 노래를 다 부르려면 엄청난 가창력을 필요로 하지만.
이 노래에는 감사한 마음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도 있다. 난 그 부분이 제일 마음 아프다.
내가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당신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들이 노래를 듣는 동안 머리를 어지럽힌다.
당신은 그럴 수 있다고, 나 때문에 행복하다고 대답해 주겠지만.
나는 나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누가 물어도 망설이지 않고, 난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우울과 못남을 모두 털어버린 후,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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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에게도 내 사람이란 게
부끄럽지 않게 날 사랑할게요
단 한순간에도 나의 사람이란 걸
아파하지 않도록 그댈 사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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