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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koni Apr 17. 2021

갑질 사회

보통 '갑질' 이라 하면 돈 없고 힘없고 빽없는 그저 평범한 소시민이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상대에게 부당하게 당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대등하지 않은 관계에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우위와 서열이 명백하지 않은 관계에서의 갑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위 이 갑질을 "하는" 입장에 처한 갑질러는 "너 내가 (혹은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니 매니저 불러와" 와 같은 듣기에도 유치한 말을 반말로 씨부린다고 하는데 내가 실제로 경험해 본적이 없어서인지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같은 사건이나 대기업 회장의 폭행, 아파트 주민의 경비원 폭행 같은 뉴스를 보면 너무 다른 세계 일 같아서 사실 믿기지 않는다.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것 두가지. 


1. 정말 인간이 인간에게 저런 갑질을 할 수 있는가. 

2. 정말 인간이 인간에게 저런 갑질을 당하면서도 저항하지 못할 수 있는가. 



그러다가 오늘 문득 대형마트에 식재료를 사러 갔다가 주차요원들이 3초에 한번씩 꾸벅 인사를 하며 수신호를 하는 걸 보게 됐다. 정말 볼때마다 불편하고 송구스러웠는데 오늘 그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머리를 내려쳤다. 


왜 굳이 저렇게 까지 하는가. 

지하주차장의 주차자리를 찾는 수많은 차주들이 주차요원들의 인사에 신경 쓰지도 않을 뿐더러 인사를 받을 권리도 필요도 없다. 저렇게 불필요한 인사를 하는 소위 서비스 종사자 "을" 이 있기에 꼴깝떠는 "깝"들이 꼴값질을 떠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인사 받는 대형마트 고객 '나'는 소극적 갑질, 즉, 연신 굽신거리며 수신호를 하는 주차요원을 쓰윽 훑어보고 지나가는 행동을 한 지도 모르겠다.

서로 할 수 있는 거 아님, 불필요한, 과한, 꾸벅 인사좀 서비스 종사자에게 시키지 말자.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나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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