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를 다녀와서

1일차

by 안명옥

5월 연휴를 맞아 딸은 퇴직 겸 생일 선물로 두바이 티켓 두 장을 내어놓았다. 연휴라 사람들이 몰려 비용을 평소보다 비싸게 지불한 모양이다. 딸과 함께 떠나는 두바이 4박 6일간의 시간여행에 탑승하게 된다.

떠나기 전 심사할 원고가 도착했지만 여행을 다녀와서 심사하기로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짐을 챙겼다.

5월 4일 일요일 대한항공 KE951편으로 게이트 234에서 12시 50분 출발했다. 10시간 넘게 비행하는 동안 점심과 저녁 두 번의 항공기 안에서 기내식과 샌드위치와 핫도그 간식도 나왔다.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이란 한국 영화를 인상적으로 보다가 창 덮개를 올렸다. 그런데 때마침 인도 히말라야산맥을 타 넘고 있었다. 기적이다. 예전 내가 인도 네팔 갔을 때는 네팔서 헬리콥터를 타고 선택 관광으로 히말라야산맥을 본 적이 있는데 오늘은 대한항공을 타고 무료로 다시 히말라야산맥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딸에게 히말라야의 웅장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의 영토며 인간은 범접할 수 없는 곳이라고, 저 산맥들은 ‘신의 작품’이라고 들려주었다. 네팔 사람들은 죽으면 히말라야의 바람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나라 히말라야 영화도 떠올랐다. 딸은 비행기 창으로 히말라야의 장관을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었다.

비행기 좁은 의자에서 5시간 정도는 거뜬했다. 그 이후 시간은 더디 갔다. 와인을 마시고 잠을 청해도 잠은 오지 않았다. 의자에서 장시간 10시간 넘게 버틴 건 두바이에 대한 설렘과 딸과의 추억과 경험에 대한 기대였다.

두바이에 닿으니 벌써 하루가 가고 있었다. 두바이 호텔은 공항 근처 20분 거리에 있었다. 1일차 일정은 비행기 타고 호텔 체크인하면 끝이다.

관세 신고가 없는 두바이는 입국 검사는 빠르나 짐이 늦게 나왔다. 현지 가이드와 미팅했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는 시차는 5시간 나는데 호텔투숙이 밤 8시경 이루어지고 호텔에 가서 체크인하면 되는데 그전에 두 가지 당부를 했다.

내일 그랜드 모스크 가는데 여성 스카프 확인 안 가져온 사람이 있었다. 구매하라고 가이드가 강력하게 준비물 챙겼다. 손목 발목 보이면 안 되고 비치는 옷도 안 되고 동물이나 사람 그려진 옷들도 안 된다고 했다.

또 한 가지는 현지 온도가 39도 되니 시원한 옷차림에 모자, 썬글라스, 썬크림을 미리 챙기고 자라고 강조했다. 버스를 타고 내려 잠깐씩 태양을 보는 것이나 태양열이 워낙 뜨거워 안 바르면 가이드 얼굴처럼 된다고 했다. 우리는 웃었다. 나와 같은 성씨다. 검게 그을린 잘생긴 한국 29세 청년이었지만 나이가 조금 들어 보인 건 두바이의 햇살 탓이란다. 바닷가의 노인들이 강력한 태양으로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이치와 같은 것인가 보다.

호텔 안은 조용하나 화려했다. 체크인 후 각방 키를 받고 올라갔다. 짐 풀고 옷을 꺼내 구김이 없도록 걸어놓고 스카프, 긴 옷과 모자를 챙겼다. 한국시간 깊은 밤 새벽 한 시다. 현지 가이드 일 인당 60달러와 씨티 세 각 방당 4박 24달러 빼두고 호텔 안 금고에 넣었다. 내일 선택 관광 때 딸과 꼭 가보고 싶은 비용도 가방에 넣었다. 호텔 비품 등 체크 중 딸이 침대보에 머리카락을 발견하고 다시 갈았다. 씻고 나니 몸이 천 만근 되었다. 잠자리가 바뀌고 수면 사이클 놓쳐 뒤척이었다. 겨우 자다가 눈뜨니 5시 반이다. 이제 두바이의 민낯을 보게 될 거다. 생소한 이슬람 문화와 건축, 예술, 음식, 거리마다 표정들을 온몸으로 직접 밀고 다니며 보고 느끼고 맛보고 오감으로 경험하게 된다. 그것을 연작으로 기록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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