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주는 아름다운 감성
어제 새벽에 창문을 조금 열었다.
비 오는 소리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바람소리.. 비 내리는 소리.. 차 지나가는 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나는 그 소리가 너무나 좋아서,
한참을 눈을 감고 그 소리들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는 스르르.. 깊은 잠에 빠졌다.
조금 전,
회사에서 돌아와서 자리에 누웠는데,
어제 그 빗소리가 너무나 그리웠다.
그러다 문득,
'주변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에
매료되었던 영화 '좋.아.해'가 떠올랐다.
3번봤지만, 다시 보려고
노트북을 열고, 살며시 이어폰을 귀에 꼽았다.
주변에 이 영화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거니와,
일본 영화 특유의 기승전결 없는 잔잔함으로
보다 졸 수도 있는 영화다.
그러나, 나는 왜 이 영화가 가슴 먹먹할 정도로 좋았을까?
이 영화는 전반에 걸쳐
너무나 감성적인 화면과 사운드로 이루어져 있다.
대사는 몇 마디 없을 정도로 영화는 조용하다.
대신,
영화에서 나오는 '현장음'이
사람을 깊고 깊은 안식과 나락으로 떨어뜨려 준다.
바람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풀소리, 발자국 소리,
찻잔에 차를 따르는 소리,
비 오는 소리,
자전거 페달 밟는 소리,
샤프로 그림 그리는 소리,
사각사각 사과 깎는 소리,
개울물 흘러가는 소리,
물먹는 소리,
전철 지나가는 소리,
기타 줄 스치는 소리,
그리고,
주인공들의 숨소리와,
흥얼거리는 노랫소리,
서투르지만 애잔한 기타 소리,
금방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미야자키 아오이의 연기도 좋았다.
그러나 역시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만드는 것은,
'소리'이다.
소리로 하여금,
얼마나 깊은 사람의 정서를
이끌어 내게 하는지...
내일 다시 치열한 회사생활로 돌아가지만,
오늘 밤은
다시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 생각해봤다.
좋아한다는 감정.
그거,
누군가 생각나고, 또 생각나고,
그리고 다시 생각나는 것이 아닐까?
그게 좋아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이지 않나 싶다.
범위를 정한다던지,
규정을 짓는다던지
절제를 할 수 있다던지,
그런 거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냥 호기심에 따른 의지를 시험해 보는 것일 뿐.
좋아하는 마음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냥, 좋아하는 것이다.
그 감정이 생겼다면,
그냥 내면에 솔직하면 되는 것이다.
누구도 그 감정은 건드리지 못하고,
무엇에도 그 감정은 영향을 받아서도 안된다.
왜냐구?
"그건 내 마음. 내 감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