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주말 셀프 힐링을 위해 저녁 요리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었다.
갑자기 인터폰으로 경비 아저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4x고 8xxx차량 주인 맞으시죠?
지금 주차장으로 빨리 내려오세요 사고가 났습니다"
엥? 가만히 주차되있을 내 차에 무슨 사고?
여하튼 요리를 멈추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더니 한 부부와 경비 아저씨가 근심어린 얼굴로 내 차 앞에 서있었다.
"아내가 주차하다 선생님의 차를 긁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어떻게 변상해드릴까요?"
라고 남편이 말했다.
나는 그 얘기를 못들은척 허리를 숙여 내 차를 살펴봤다.
핸드폰 후레쉬를 비쳐 앞 범퍼를 자세히 살펴보니
약 30센치이상 긁힌 자국이 보였다.
"아내가 주차가 서툴러서요.. 저희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다시 남편이 얘기를 걸어왔다.
"됐습니다. 그냥 가셔도 되요"
라고 내가 말하자.
부부는 깜짝놀라며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보험처리든 실비처리든 해주겠다고 손사레를 쳤다.
그러나 나는 또다시,
"괜찮습니다. 이 정도면 그냥 제가 컴파운드 처리 해도 될꺼같아요. 그냥 들어가세요"
라고 말했다.
부부는 연신 미안해 했지만
나는 그냥 됐습니다하고 뒤돌아 집으로 올라왔다.
다시 하고있던 요리를 하고 있는데 현관 인터폰이 울렸다.
손을 닦고 나가보니 좀전 내 차를 긁은 부부가 문 앞에 서있었다.
"너무 죄송하고 고마워서 그냥 집에 갈 수없어 과일을 좀 사왔습니다. 이거라도 받아주세요"
라고 부부가 웃으며 과일 박스를 건냈다.
"이러실..필요까지..."
나는 멋적게 웃으며 과일박스를 건네 받고 그들을 돌려보냈다.
사실.
내가 내 차를 긁은 부부에게 관용을 베푼것은
내 상상력 때문이었다.
내가 인터폰을 받고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서
내 차 앞에 서있는 부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부인의 주차 연습을 시키다 부인이 내 차를 긁었고, 불안해하는 부인을 안심시키는 남편의 모습,
그냥 모른척하고 가도 되는데 굳이 경비실에 가서
차 소유주가 사는 곳을 알아내어 연락을 취하던 그들의 모습이 순식간에 휘리릭 상상이 되면서 이미 나는 그들에게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고 돌려보내려 결심했던 것이다.
'부인이 얼마나 놀랐을까?'
'남편은 놀란 부인을 다독이고 안심시키려고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부부가 서로의 정직함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용기를 냈을까?'
'피해차량 주인의 험상궂은(?) 모습을 보고 두 분 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정직한 사람들은
그런 관용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
그날의 관용은 내 스스로에게 큰 힐링을 베풀어 주었다 :)
P.S - 내 차가 새차 였어도 관용을 베풀었을까? 라는 인간적 고뇌가 있긴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