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잃지 않고는 얻을 수 없다

by 일상리셋

잃지 않고는 얻을 수 없다


내년이면 우리 가족은 싱가포르로 떠난다. 아내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고, 가기 위한 준비도 오래 해왔다. 그래서 나 역시 그곳에서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요즘 면접을 보고 있다. 사실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돌아보면 인생은 언제나 그렇다. 무언가를 잃지 않고는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다.


얼마 전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겪었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상황이라 처음에는 힘들었다. 두려움과 불안이 몰려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경험이 내 안에 남긴 게 있었다. 그제야 보이지 않던 길이 보였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차분히 돌아볼 수 있었다. 안전한 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운동에서도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지난주에 헬스장을 등록했다. 그동안은 새벽마다 수영만 해왔는데, 이제는 몸도 좀 키워보고 싶고 러닝과 자전거도 병행해보고 싶었다. 문제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매일 하던 수영을 이틀로 줄이고, 나머지 날을 러닝과 자전거로 채우기로 했다. 처음엔 아쉬웠지만, 수영을 조금 덜 하기로 하면서 달리기와 자전거라는 새로운 운동을 만날 수 있었다. 잃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또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길이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이 그렇다. 편안함, 익숙함, 안정감을 끝까지 붙들고 있으면 새로운 걸 얻을 수 없다. 사람들의 시선, 안락한 생활, 오래된 습관… 이런 것들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심지어 어디선가 읽은 글에서는 이런 말도 있었다. “천국조차도 죽음을 통과해야 갈 수 있다.” 극단적인 비유일 수 있지만, 결국 진정한 변화는 무언가를 잃어야만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잃는다는 건 두렵다. 하지만 잃지 않으면 얻을 수도 없다. 구조조정이 그랬고, 운동 루틴이 그랬고, 이제 싱가포르로의 이주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잃느냐에만 집중하면 불안하지만, 그 뒤에 따라올 ‘얻음’을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앞으로도 나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익숙한 공간, 오랜 습관, 안정된 자리를.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것들을 얻게 될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경험, 그리고 새로운 나 자신을.


결국 인생은 ‘잃음과 얻음의 균형’을 배우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잃는 게 끝이 아니라, 그 잃음이 있어야만 얻음이 온다.


#잃음과얻음 #성장의조건 #변화의순간 #삶의전환

#일상리셋 #자기계발 #동기부여




keyword
화, 목 연재
이전 01화빛나지 않는 게 아니라, 빛날 자리를 못 만난 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