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잘하세요

by 일상리셋

너나 잘하세요

어느 날 문득, 아들에게 쏟아내던 잔소리들을 멈추고 입을 다물게 된 순간이 있었다. "자세 바르게 해야지", "책 좀 읽어라", "몸에 안 좋은 거 그만 먹어" 같은 말들이 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그대로 삼켜졌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작 나는 소파에 구부정하게 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고, 책보다는 자극적인 영상에 눈을 떼지 못하며, 입으로는 몸에 나쁜 야식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 내가 아이에게 바른생활을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인지 깨닫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친구들에게 양보해라", "어른들께 인사 잘해야지", "부모님께 공손하게 말해라" 같은 인성 교육도 마찬가지다. 나는 과연 타인에게 너그러운 사람인가? 나는 부모님께 매 순간 공손하고 따뜻한 아들인가? 아이는 내 입에서 나오는 '바른말'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내가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그대로 복사하고 있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기는 참 쉽다. 하지만 내가 지키지 못하는 가치를 아이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억압일 뿐이다. 아이를 바꾸고 싶다면, 결국 내가 먼저 바뀌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제는 아들에게 "이렇게 해라"라고 말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자. 내가 먼저 허리를 펴고 앉고, 내가 먼저 책을 펼치며, 내가 먼저 주위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수백 마디 잔소리보다 훨씬 힘 있는 교육이지 않을까.

아들아, 아빠가 먼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게. 너에게 부끄럽지 않은 거울이 되도록 나부터 잘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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