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리셋 Aug 20. 2024

간지나게 살자


어렸을 때는 외모가 모든 걸 말해준다고 생각했다. 학창 시절, 학교에서 멋진 옷을 입고 스타일리시하게 꾸민 형들을 보면 친구들과 함께 "간지 난다"라는 말을 자주 썼다. 그때 '간지'라는 단어는 외모와 패션, 그리고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멋진 분위기, 외적인 매력에만 한정된 말이었다. 우리는 겉모습을 잘 꾸미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들을 보며 "간지 난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간지'에 대한 내 정의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학에 가서도 멋지게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사회에 나와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여전히 눈에 띄는 선배들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간지'는 외적인 모습에 국한된 말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단순히 외모로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다. '간지'라는 말이 더 깊은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진짜 간지나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겉모습만 멋진 사람이 아니라, 삶 전체가 간지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말하는 '간지'는 이제 외적인 요소를 넘어서 삶의 태도, 정신, 그리고 인간관계 속에서 묻어나는 품격과 아우라를 의미한다. 사람의 얼굴에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담겨 있다. 표정, 말투, 얼굴의 주름 하나하나에 그가 걸어온 시간이 녹아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그 사람의 인생이 얼굴에 새겨진다.

그렇다면 진정한 간지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단순히 외적인 멋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걱정과 불안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도록 내면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사람, 늘 긍정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의 불행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에서 만족을 찾는 여유로운 사람, 이들이 바로 진짜 간지나는 사람들이 아닐까.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외적으로 멋지게 보이지만, 그 속에 여유와 따뜻함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진정한 간지는 남을 미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행복에 배 아파하지 않으며,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나누며 사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간지나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떠올리게 되었다. 

첫째는 내면의 건강이다.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사고를 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정으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고,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삼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나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남에게 배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 마음의 여유와 돈으로는 채울 수 없는 내면의 평온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둘째는 외면의 건강이다. 나이가 들수록 겉모습도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외모를 꾸미라는 뜻이 아니다.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먹는 음식에 신경 쓰며, 몸을 잘 돌보는 것이 바로 간지나는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운동하는 이유나 목표를 묻는다. "바디 프로필을 찍을 거냐?"라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 하지만 나는 항상 같은 대답을 한다. "그런 거 없다. 그냥 꾸준히 할 뿐이다." 나의 목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함이 아니다. 나는 80세가 되어서도 건강하다면 계속 운동을 하고 싶다. 다치지 않고 꾸준히 몸을 관리하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조금씩 단단해지고 꾸준히 성장하고 싶다. 그것이 나의 소망이다. 나이가 들어도 뱃살이 꿀렁하지 않고, 잘 관리하며 살다가 떠나고 싶다. 그렇게 멋지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셋째는 관계 속에서의 간지다. 간지나는 삶이란 단순히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다. 나는 가족, 친구,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사랑과 배려를 베풀며 살고 싶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내 역할을 다하며, 그 안에서 나의 소명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 물론 여기에는 물질적인 부분에서도 풍요로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경제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필요할 때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 또한 내 역할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베풀고, 물질적으로도 풍족함을 유지하며, 마음의 여유와 함께 사랑을 나누는 삶. 그것이 진정 멋진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며 진정한 간지나는 인생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외적인 멋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힘과 관계 속에서의 따뜻함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진짜 간지가 완성된다. 나는 단순히 멋지게 보이는 삶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힘과 사랑으로 간지나는 삶을 살고 싶다. 나의 하루하루가 매 순간 특별할 필요는 없지만, 매사에 감사하며 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꾸준히 걸어갈 수 있도록, 나는 내 삶의 중심을 잡고 싶다. 불만이나 불평에 빠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 이것이 내가 꿈꾸는 간지나는 삶이다. 내일 죽더라도 나는 오늘을 당당하게 살고 싶다. 거짓 없이, 정직하게,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살아가다 떠나고 싶다. 그게 진정한 간지나는 삶이 아닐까.

간지나게 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