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지금 마주한 어려움을 해결하려 애쓰고, 당장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다 보면, 자연스레 시야가 좁아진다. 그러나 가까운 것에만 매몰되면 삶의 전체적인 그림을 놓치기 쉽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멀리 보는 시야’다. 멀리 본다는 것은 단순히 미래를 걱정하거나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삶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게 해주는 태도다.
人無遠慮必有近憂(인무원려 필유근우)라는 말이 있다. 멀리 내다보는 계획과 지혜가 없다면 가까운 곳에서 반드시 걱정이 생긴다는 뜻이다. 최근 나도 이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불안하고 초조한 날들이 이어졌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고, 작은 문제를 크게 생각하며 삶의 소중함을 놓치고 있었다. 이미 충분히 감사할 일들이 많았지만, 작은 어려움에 시야가 가려져 그것을 보지 못했다.
문제를 멀리서 보면 다르게 보인다. 오늘의 어려움은 내일의 성장으로 바뀔 수 있다. 오히려 잘되지 않는 순간이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줄 때가 있다. 잘 되면 좋지만 잘 안 돼도, 실패도, 실수도 괜찮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그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느냐다.
얼마 전 아는 형님과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나는 요즘의 고민을 털어놨다. 고민과 걱정이 있었고, 그게 내 발목을 잡는 기분이었다. 형님에게 이야기하니 형님은 웃으며 이렇게 얘기해 주셨다.
"지나고 보면 힘들었던 일도 별거 아니더라고. 오히려 그때가 고맙게 느껴질 때도 있어. 그러니까 너무 눈앞의 일에만 매달리지 말고, 좀 더 멀리 내다봐.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정말 모르는 거잖아."
그 말이 내게 위로가 되었다. 지금의 어려움이 단지 나를 괴롭히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내 삶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거대한 결단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작은 선택들과 반복되는 평범한 순간들이 쌓여 나만의 길을 만든다.
멀리 본다는 것의 진짜 의미
멀리 본다는 것은 단순히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법이다. 걱정이 생길 때, 문제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서 그것이 내 삶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런 시야는 내게 세 가지 중요한 변화를 가져다줬다.
첫째, 멀리서 보면 작아진다
가까이서 보면 작은 일도 크게 보이지만, 멀리 보면 그 크기가 작아진다. 지금 당장의 어려움은 그저 과정일 뿐, 내 삶을 좌우할 결정적인 사건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마음가짐은 나를 더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만들어준다.
둘째, 긍정적인 가능성을 열어준다
실패나 어려움은 그것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나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을 품고 있다. 멀리 보면 지금의 문제도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경험일 수 있다.
셋째, 감사를 다시 깨닫게 한다
문제에만 집중하면 내가 가진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면, 현재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뤄왔는지 다시 떠올릴 수 있다. 이런 깨달음이 삶에 감사와 만족을 더해준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하루들이 쌓여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지 이해하는 것이다. 멀리 본다는 것은 단순히 ‘나중’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선택과 행동이 더 큰 그림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깨닫는 일이다.
나는 요즘 걱정이 생길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일이 내 인생에 어떤 기회와 변화를 가져올까?"
그렇게 질문을 던지는 순간, 단순히 걱정으로 머무르던 일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 일이 지금은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어쩌면 앞으로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는 믿음이 생긴다. 문제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수 있다는 생각. 그 생각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내게 용기를 준다.
멀리 보며 오늘을 살아가기
하루하루의 작은 선택이 결국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를 이끈다. 실패하더라도 괜찮다. 잘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잊지 않는 것이다.
오늘 하루가 나에게 어떤 날이든 상관없다. 이 하루가 내일로 이어지고, 그 내일들이 모여 나의 삶을 만들어간다. 그러니 걱정보다는 가능성을 떠올리자. 지금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기대를 가져보자. 멀리 본다는 것은 결국 현재를 더 잘 살기 위한 지혜다.
오늘, 당신은 어디를 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