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5%가 군대 가는 나라
2025년 7월 1일. 이날은 덴마크 역사에 있어 분수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의 작은 복지국가였던 덴마크가 새로운 안보 현실에 대응하며 또 하나의 상징적인 조치를 내렸다. 바로 '여성 징병제' 도입이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몫으로 여겨졌던 국방의 의무를 이제는 여성도 함께 짊어지게 되었다. 더 이상 전쟁과 국방이 남성만의 책임이 아닌 시대가 된 것이다.
그간 덴마크는 만 18세 이상의 남성만을 징집 대상으로 삼았고, 여성은 자원할 경우에만 군 복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제도 개편으로 인해 남녀 모두 법적 징병 대상이 되었다. 덴마크는 노르웨이,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남녀 동등 징병제를 채택한 국가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형식적 평등'의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안보 역량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전환이기도 하다. 덴마크는 이제 '권리와 의무의 균형'이라는 국가 철학을 안보 영역에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2025년 6월 11일, 코펜하겐 북쪽 25km에 위치한 호벨테 훈련장은 덴마크의 새로운 군사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이날, 20세 여성 징집병 카트리네는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 야외 전술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에는 땀과 흙이 범벅이 된 전투복이 걸쳐져 있었고, 손에는 소총이 단단히 쥐어져 있었다.
훈련 후 기자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그녀는 말했다.
“국가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여성도 군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런 시대예요.”
카트리네처럼 징집된 여성 병사들은 남성과 동일한 훈련 과정을 거치며, 전투원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병영의 생활은 녹록지 않지만, 그 속에서 그들은 ‘여성 군인’이 아니라 ‘덴마크 군인’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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