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방공진지 무인화 추진, 방공병과는 어떻게 바뀌나

2025년 7월, 대한민국 군은 또 하나의 전환점을 통과하고 있다. 육군이 공식적으로 방공진지 무인화 사업에 착수하며, 사람이 직접 무기를 조작하고 근무하던 방공진지가 이제는 무인 감시 체계와 원격 통제로 운영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술 발전이라는 긍정적 명분 아래 시작된 이번 변화는 단순한 장비 교체 그 이상이다. 이는 곧 군 병력구조, 병과체계, 전투방식의 근본적인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다.
그리고 그 질문의 끝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방공병과는 언젠가 사라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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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는 현재 약 40여 개의 방공진지가 존재한다. 이들 대부분은 적의 미사일이나 항공기 위협에 대응하는 근접방어 시스템으로 기능한다. 지상에서 하늘을 겨누며, 수도권 방공망의 말단을 이루는 실질적 현장들이다. 하지만 그 방공진지에서 지금 사람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취사병이 없어 도시락을 배달해 먹고, 운전병이 방공 무기 조작까지 맡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상주 병력이 없는 ‘예비진지’로 전환된 장소도 절반 가까이 된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병역 의무 대상인 20세 남성 인구는 2020년 33만 4천 명에서 2025년 23만 6천 명으로 감소했다. 불과 5년 사이, 약 10만 명이 줄었다.
군은 이 인력 감소에 대응해 전투병과의 효율화와 병력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고, 그 대표 사례가 바로 방공진지의 무인화다.


현재 육군이 연구 중인 ‘무인 방공무기체계’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설계되고 있다.

방공무기는 기존처럼 진지에 배치된다. (발칸포, MANPAD 등)

병사는 철수하고, 무기는 대대급 상황실에서 원격 조작한다.

감시와 경계는 철조망 센서, 동작감지 CCTV, 자동 경보 시스템으로 대체된다.

이상징후 발생 시, 기동타격대가 출동하는 방식이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미 2015년부터 군은 GP(감시초소)에 원격사격체계를 도입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야간에도 적의 움직임을 식별할 수 있는 열상 카메라, 움직임을 추적하는 모션센서, 그리고 관제실에서 조작 가능한 자동화 기관총으로 구성된다.

이 시스템은 초기엔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P 병력 노출 감소,

24시간 끊김 없는 감시,


상황실의 신속 대응 체계 구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평시에는 관측 능력의 질적 향상, 유사시에는 즉각적인 반응 사격이 가능해져 군의 대응력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방공진지에도 GP와 유사한 감시·통제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무인화라는 흐름이 방공병과 전체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한 병과의 존폐를 넘어, 국방의 본질적 재정의와 연결된다.

먼저, 현실적인 대답부터 하자면 방공병과는 단기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인화가 가능한 방공 체계는 일부에 불과하다. 발칸포, 견인형 단거리 무기 등 일부 근접무기는 원격화가 가능하지만,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이나 장거리 방공체계(L-SAM)는 복잡한 레이더 운용, 교전 규칙, IFF 식별 등으로 인해 여전히 고급 인력의 직접 운용이 필수적이다.

사이버·전자전 대응이 병과 내부에서 강화되고 있다. 전파 교란, GPS 방해, 감시체계 해킹 등 다양한 사이버위협에 대비한 전자전 대응 병과와 통합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 역시 방공병과의 기능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AI 기반 방공 분석·전술 기획 능력은 오히려 방공 인력의 고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 운용 인력은 줄어들겠지만, 지휘통제, 분석, 판단, AI 트레이닝 데이터 구축 인력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방공병과의 변화’는 존재하겠지만, ‘소멸’은 아니다.
기계화된 진지에서 인간은 사라지겠지만, 그 기계를 분석하고 통제하는 두뇌 역할의 방공 인력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인구 절벽이 만들어낸 국방 현실은 냉혹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군은 ‘줄어든 병력’을 ‘지능화된 무기체계’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방공진지의 무인화는 그 상징적인 사례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병력이 줄었다고, 방어선까지 줄일 것인가?
아니면 기술을 도입하되, 그 기술을 관리할 사람의 전문성을 강화할 것인가?

무인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도 우리는 명확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병과는 바뀌지만, 병과는 사라지지 않는다.”

“전투는 자동화되지만, 전쟁은 여전히 사람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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