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날을 맞아 역삼푸른솔도서관에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의 저자 김기태 작가와의 토크 자리를 마련했다. 나에게 이번 시간은 다른 북토크들과 달랐다.
작가님을 꼭 만나고 싶어서 4월 중순에 시흥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북토크를 가려고 했지만 그날 이미 중요한 선약이 있어서 못 가게 되었다.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로 그냥 흘려보냈는데, 갑자기 역삼푸른솔도서관에서 문자가 하나 왔다. 금요일 저녁, 퇴근 시간을 앞두고. 내일(토요일) 김기태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습니다, 빨리 신청하세요.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니 선착순 30명인데 29명이 이미 신청해서 단 한자리가 남았다. 생각할 시간도 필요 없었다. 바로 신청을 했다. 그 후에야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이렇게 운명처럼, 많고 많은 도서관 중에 이 작디작은 도서관에 작가님이 오시다니. 이건 운명이 아니고는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토요일 오후, 설레는 마음으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밝게 맞이해 주시는 도서관 사서분들을 지나 드디어 작가님을 만났다. 작은 프로그램실에서 진행되어서 작가님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다. 2시간 가까이 작가님은 준비해 오신 내용들을 술술 나누어주셨다. 모두 하나하나 주옥같은 말들이어서 얼른 주워 담았다. 그의 생각이 너무나도 잘 생겨서 나는 그의 생각들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40대 아저씨에게 이렇게 설렐 일인가.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경이로운 시간이었다.
작가님의 말대로 우리는 대부분 내 가족, 연인, 친구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만, 그 외에는 무심하다. 우리는 모르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눈길을 주고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돌아보며 살아가야 한다. 이 대목에서 나도 나 스스로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았다. 나도 내 바운더리 안에 있는 내 사람들이 아니면 가시를 세우고 살아가는 것 같다. 늘 선을 긋고 살고, 38선도 아닌데 이 선을 누구도 못 넘게 한다. 가끔은 적대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도 있고 그로 인해 누군가 상처를 받아도 그건 내 탓이 아니고 나약한 네 탓이라고 할 때도 있다. 어쩔티비 알빠노 마인드로 살아가는 게 나를 지키고 살아가는 거라고는 하지만 이게 결코 좋은 삶의 태도는 아니라는 것을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 선입견들을 최대한 내려놓고, 내 사람이 아닌 내 주변에 스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그들의 이야기에 경청하자. 여기서부터 좋은 사회가 시작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말과 행동으로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잘 사는 인생이 아닐까. 나의 생각을 일깨워주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상기시켜 준 김기태 작가님을 열렬히 응원하며 일요일 밤을 마무리해 본다. 새로운 한 주도 남을 돌아보며 살아가는 한 주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