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확실히 되찾는 일상

by 나자영

이 정도로 내가 여태까지 정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지 몰랐다. 어제 큰일이 지나고 오늘 새벽에 결과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제 됐다"보다는,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이 사실 더 크지만, 그래도, 이제 나의 일상을 다시 되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당분간 이민 갈 일은 없겠다, 이 정도랄까.


그동안 회사에서도 잘 지내던 사람들과 소원해지며 서로 불편해졌었다. 일이 많이 쌓여서 화가 쌓이는 줄 알았는데, 그 이유만은 아니었나 보다. 6월 3일이 다가올수록 고조되는 숨 막히는 공기가 나를 옥죄였었던 것이었다.


오늘 아침에야 비로소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사람들과도 다시 관계를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회복하고 있다. 그렇게 나의 일상도 되찾아가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미뤄놨던 집안일들도 하나둘씩 손에 잡힌다. 나를 더 살피게 되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하나둘씩 발견하고 있다. 그중 요즘 내가 꽂힌 배우 '박정민'이 있다. 그동안 박정민이라는 배우의 연기에 늘 감탄하던 팬이었지만, 특별히 영화 <하얼빈>에서 그에게 제대로 반했었다. 그의 연기에 압도되었다고나 할까. 안중근 역할의 현빈보다 내 눈에는 박정민이 더 빛났다. 그때부터 박정민의 인터뷰 영상, 노래 영상 등등을 다 찾아보고 그에게 빠져있었다. 그런데 정치 스트레스로 내가 그를 이렇게나 애정하고 있었다는 것을 잠시 잊었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오디오북 윌라 앱을 열었는데 그가 "듣는 소설"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너무 멋진 우리 배우. 이제는 "무제"라는 출판사의 대표를 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또 다른 선물을 준다. 시각장애인이신 아버지를 위해 이번 듣는 소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일반 오디오북처럼 종이책이 나온 후에 성우가 오디오북으로 녹음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듣는 소설로 기획된 소설이라고 한다. 거기에 낭독으로는 염정아, 김의성, 배성우 등 내로라하는 우리나라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배우로서도 뛰어나고, 출판사 대표로도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생각이 너무 멋지고 본받고 싶은 배우다.


이동진 평론가의 파이아키아 인터뷰 영상을 보며 이 글을 쓴다. 이 영상 후에는 SBS 뉴스에 나온 인터뷰도 봐야지. 그리고 아직 내가 안 본 수많은 박정민 영상을 모두 섭렵하고 싶다. 요즘 나의 계절은, 박정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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