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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책임 Mar 02. 2024

애매모호했던 직장내 괴롭힘(?)

의미없는 사람에게 감정 소비하지 말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며, 어디쯤 왔을까? 확인해 보니 신도림역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문득 퇴사했던 회사 한 곳이 기억에 납니다.


 

계약직으로 입사했고 그럭저럭 잘 지냈어요. 좋은 사람들이었고 이 정도면 무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회사를 가던지 완벽한 사람들만 있는 곳은 없으니까요.



대략 1년 동안은 특별한 문제없이 근무했습니다. 근무를 하면서 변화된 부분이 있다면, 코로나 후유증도 있었고 지병이 있는 가족도 있다 보니 회식이나 점심식사 등 단체활동이 조금 꺼려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점심식사는 되도록 자리에서 혼자 간단히 삶은 달걀이나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고, 회식은 1차 정도만 참석했었습니다. 그리고 업무 숙달이 되다 보니 여유시간도 늘더라고요. 하지만, 별다른 추가업무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대략 1년 중반이 지나갈 무렵 부서 내 특정 인물 한 명이 소위말하는 딴지를 걸기 시작하더라고요. 계약직이라는 저의 자리를 확인시켜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그분이 뜬금없이 점심시간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메신저를 보냈습니다.


 

'○○○님 점심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네?'



의아했어요. 제가 자리에 없었던 것도 아니었고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었거든요. 무슨 생각으로 메시지를 보냈던걸까요?



이번에는 점심시간에 자리에 앉아있는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점심시간에 일하는 분들도 계시니까, 다른 곳에 가서 휴식을 취하는 게 어떨까요?'


'네?'


 

어제도, 그저께도, 저번주도, 저번달도 앉아있었는데 왜 갑자기 이러는걸까 생각에 잠겼습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던 걸까요? 아직도 잘 모르겠고, 생각할 가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무상 부족한 적 없었고 특별한 문제없이 주어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었습니다.



퇴사를 결정했어요.



물론 이런 일들로 인해서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그 정도로 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퇴사를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 뒤로 퇴사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던중에 저를 불러서 이번에는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퇴사사유를 개인의 발전을 위해 퇴사한다고 적었던데, 바꿀 수 있을까요? 누가 보면 여기서 배울게 없어서 퇴사하는 것 같잖아요'


'그럼 뭐라고 적어드릴까요?'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개인의 전문성 상승을 위해 전문업체로 이직이라고 적으면 좋을 것 같아요'


'네'


 

무엇이 두려운건지, 무엇을 걱정하는건지, 퇴직자의 퇴사사유가 부서의 문제로 비칠까 두려운 건지 잘모르겠지만, 개인의 욕심으로 퇴사하는 그림을 바라는 것 같더라고요. 한 수 앞을 바라보는 사람 같았습니다. 이런 점은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분은 저에게 얼마의 시간을 소비했을까요?



사람 한 명을 괴롭히고 관심을 쏟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얼마나 투자했을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그분에 행동에 대해 소비한 시간은 모두 합쳐 5분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감정적으로 소모될 만큼 가치 있지 않았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아까운 시간은 의미 없는 사람 때문에 감정소모를 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부서 동료들에게 드릴 소소한 퇴사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분 포함 모두요.



직장생활은 멘탈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에게 의미 있고, 좋은 사람에게 시간을 투자하시고, 의미없는 사람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습관을 들이다보면 감정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직장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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