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by 낮에 뜨는 별

말 없는 말이 천리간다


어릴적부터 타인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 참 싫었다

남욕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찌질한지

입을 닫고 살았다


그러다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둑처럼 말들이 터져나왔다

나를 사랑한다고 했던 친밀한 사이에서의

갈등들이 봇물 터지듯


한번 쏟아내기 시작하니

끝도 없이 나온다


머리로는 그만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일 매일 대나무 숲을 찾아 헤메는 나를 보면서

혹시 내 안에 채워지지 않은 뜨거운 다른 욕망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전복시키고자 하는 욕망

혹시 나에게 다른 사람들 전체를 바꿔버리고 싶은

그런 열망이 있나

타인을 바꾸고 싶은 열망이 지나친 것은 아닐까

내가 바라고 생각하는 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분은 자기만 맞다고 생각해요

라는 말이 나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그러나 나 역시도 이때는 맞고 이때는 틀릴 수 있는데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나는 나에게 비밀을 털어놓은 사람들의 고민을

타자에게 말할 권리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는 나이기에 나를 신뢰해서 말을 했고

나는 그 신뢰를 내 마음대로 저버릴 권리를 갖지 못하다


내 스스로 그들의 목소리가 되겠다고

대변자가 되겠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대변자가 될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무도 나에게 허락하지 않았는데

나는 무슨 권리로 그렇게 떠들어대고 다니는 걸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 허락된 것은

오로지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다

그런데 나 자신과 관련한 이야기가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만 가득찬다면

나는 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너로인해 존재하는 나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때로 내가 돕겠다고 난리치는 사람들의 삶을

돕지 못한다

결국 그의 상황은 변화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나의 인맥만 늘어난다

나는 타자는 도우려 애쓰는 인간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고

정작 내가 돕고 싶었던 그 사람의 상황과 처지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무기력하다

하여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다


내가 싫은 사람은

그도 내가 싫을 것이라는 것


혹시, 나도 내가 싫어하고 욕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잠깐 멈춰 서는 순간들

입을 열기전에 노란등을 켜고

생각을 더하는 일들


그런 시간이 더 늘어야 한다

두달 동안 너무 힘들어서 너무 많은 말을 했다

그래서 허하다


지혜로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내 일기장에 써야 하는 말과

타인에게 해야하는 말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입안에 맴도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 말이라는 것은 칼과 같아서 내가 나의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털어놓았던 것들이 다시 나에게 칼로 돌아오는 것이

그게 길고 긴 인생 아니던가


결론,

하고 싶은 말은 당사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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