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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대리 Jan 12. 2019

연봉협상이 뭔가요?

주니어들에게 있어 연봉협상이란



다른 업계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광고회사에 대해 여러 가지 고정관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중에 절반 정도는 진짜인 것 같습니다. 야근이 많다거나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안다거나 이직이 잦다는 건 명백한 진실입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제가 확답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연봉에 관한 부분입니다.


입사를 하고 만난 업계 친구들의 연봉은 그 차이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적게는 몇 백이었지만 많게는 몇 천까지도 차이가 났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업무 강도가 약하거나 복지가 나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몇몇 악덕 회사에서는 그 연봉 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마땅히 받아야 할 야근 식대나 택시비마저 주지 않아 스스로의 돈을 깎아먹으며 일해야 하는 경우도 빈번했습니다. 그래도 주니어 시절에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묵묵히 견디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만 있다면 무급이라도 다니겠다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피폐한 생활이 계속되자 이렇게는 살 수 없다며 업계를 떠나버리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광고 일 자체가 싫어져서 떠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나마 형편이 좀 나은 편이었습니다. 평균 정도의 연봉과 나쁘지 않은 복지를 누리면서 광고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을 정도로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높은 업무 강도와 야근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 일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날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저에게도 연봉협상이라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선배들은 모두 고생한 만큼 받은 게 당연하다며 절대 눈치 볼 필요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날이 다가왔을 때 저는 보지 않아도 될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창 배울 때니까 연봉은 안 중요할 거 아니야.
돈보다 재미있게 일하는 게 중요하지. 안 그래?"



계약서에 적힌 연봉은 월급이 올랐는지 아닌지 티도 나지 않는 액수였습니다. 연봉 협상보단 연봉 통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주니어라는 직급이라는 점과 한창 배울 때라는 시선이 저를 어떤 말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연봉을 더 올려달라고 말하는 순간, 일보다 돈에 눈이 먼 사람으로 비치는 게 겁났습니다. 마땅히 요구해도 될 자리였는데도 말입니다.


최근이 되어서야 저는 제가 생각한 연봉을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얼마나 받는지는 더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과거에 비해 얼마나 더 가치가 높아졌는지, 이 회사에 얼마큼 더 기여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해보게 됩니다. 과거엔 그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 생각은 곧 일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건, 주니어 시절 누군가가 심어놓은 잘못된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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