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곳에서 내려와 아침식사를 한 뒤 커피를 한 잔 하고 있으니 11시쯤 페러글라이딩 팀이 픽업을 왔다. 포카라에서 꼭 해봐야 할 것 중 하나가 페러글라이딩이다.
숙소나 식당 등 어디에 물어봐도 예약을 도와준다. 그리고 시간에 맞춰 숙소로 픽업차량이 온다. 한 15년 전쯤 한국에서 페러글라이딩을 해 본 적이 있다. 그땐 그리 높은 곳도 아니었으나 하늘을 나는 첫 경험이라 얼마나 짜릿했던지. 아마 그전에 경험이 없었다면 혼자 이국땅에서 쉽게 신청할 일은 아닌 듯했다. 물론 파일럿 중에 한국분이 계신다는 얘기에 좀 더 안심이 되었다. 위급상황에 언어 소통에 문제가 생기면 곤란할 것 같기 때문이다.
사랑곳의 비행 출발 지점에 도착했다. 하늘에 점처럼 떠 있는 페러글라이더들. 포카라에서의 페러글라이딩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고 했다.
언덕 위 경사진 곳에 날개 역할을 하는 캐노피 부분을 모양에 맞춰 쫙 펼쳐 놓는다. 안전장치가 있는 좌석 하네스와 연결되는 줄이 엉키지 않도록 가지런히 편다.
하네스를 몸에 장착하고 헬멧을 쓴 뒤, 체험자는 앞쪽에, 파일럿은 뒤쪽에 자리를 잡고, 하네스에 줄을 장착한다.
그리고 저 넓은 세상으로 달려서 점프~
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 중력에 의해 살짝 아래쪽으로 하강을 하면, 하네스는 의자 모양처럼 자리를 잡고 뒤에 딸아 오던 날개는 활짝 펴져 비행을 할 수 있게 된다. 바람이 심하게 불지만 않는다면 양쪽의 줄을 조금씩 잡아당겨 날개를 접거나 펴는 방식으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한다. 날개가 펴져 있다고 무조건 나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따듯한 바람이 상승하는 난기류를 찾아야 상승이 수월하다. 구름 뒤편으로 병풍처럼 늘어진 만년설이 뒤덮인 곳은 히말라야다.
주머니에 넣어 둔 휴대폰을 꺼낸다. 비행 중이라 바람이 센 데다 따로 줄이 달려 있는 것도 아닌지라 놓치는 순간 쥐도 새도 모르는 어딘가로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이 있다. 내가 날고 있는 높이에 독수리가 함께 비행을 하는 중이다. 페러글라이더들은 독수리의 날갯짓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날개를 펄럭 거리지 않고도 비행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난기류를 타고 오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자칫 너무 믿고 따라가다간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사랑곳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속 산 정상 부분에 나무가 없이 땅이 드러난 부분이 우리가 출발한 지점이다.
그리고 넓디넓은 페와 호수도 한 번에 내려다 보인다.
양쪽으로 12개씩, 총 24개의 줄이 저 날개와 나를 이어주는 생명줄이다.
페러글라이딩 예약할 때 미리 물어본다. 영상 촬영을 할 것인지 아닌지. 모처럼의 새로운 시도이니 기록에 남기기로 했다. 파일럿 아저씨 날개 조정하랴, 고프로를 이용해 사진과 비디오 찍으랴 바쁘시다.
비행이 끝나고 나면 사진과 동영상을 CD에 담아 주신다.
그렇게 25분가량 비행을 했다.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막상 타고 있는 동안은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
물론 저 산 속은 또 다른 챌린지가 있겠지만 산행 전에 여러 방면으로 히말라야를 둘러 보길 잘 한 것 같다.
그리고 늘 끝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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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오르고 내리는 히말라야 같은 것이다 by 바람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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