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라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km 정도 떨어진 인구 19만 명의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려는 모든 여행객이 포카라로 모여들기 때문에 숙소가 밀집된 곳이기도 하고, 해발 900m 지점에 위치하여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춥지 않다. 또한 전 세계 트레커들이 모여드는지라 현지 음식뿐만 아니라 전망 좋은 고급 레스토랑도 많은 곳이다.
포카라는 비행기로 가거나 버스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 비행기는 1시간가량 걸리는 반면, 버스는 6~8시간가량 소요된다. 막상 카트만두에 와 보니 버스로 가 봄직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산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미리 티켓팅 해 두었던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한다. 포터는 다음날 아침 버스로 와서 조인하기로 했다.
이건 강아지도 길고양이도 아니다. 택시를 타고 카트만두에 있는 트리부반 공항 국내선 청사에 도착해 내리니 바로 앞에서 반겨 주는 네 발로 걷고 있는 원숭이. 사진으로 봐선 여기가 공항이라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분위기다.
사진 오른쪽 멀리 보이는 비행기가 없다면, 오른쪽 옆에 보이는 건물이 공항청사라는 말을 아무도 믿지 않을 것 같다. 앞에 뭔가 잔뜩 쌓아 놓은 자재들을 봐선 곧 다시 청사를 지으려고 하나?
국내선 청사에 들어서면 마치 옛날 시골 버스터미널에 온 기분이 든다. TV가 귀하던 시절 공공장소에서 켜 놓은 조그만 TV에 모든 시선들이 고정되는 그 분위기. 그 와중에 눈에 띄는 삼성로고, 역시 직업병이다.
체크인을 하고 받은 비행기 보딩 패스, 그 안에 들어 있는 현대 소나타 자동차 광고. 눈에 보이는 여러 곳에서 경제가 움직이려는 느낌이 가득하다. 인도에 비교하자면 많이 정리 정돈된 느낌이고, 사람들의 움직임에 절차와 규칙이 있고, 서두르지 않으며 생기가 돈다.
커튼이 양쪽으로 쳐진 조그만 공간에서 공항직원의 간단한 소지품 검사가 있고, 그곳을 통과해 나오면 비행기를 기다리는 게이트 앞. 역시 버스터미널 대합실 같다.
설마 면세점을 기대한 건 아니겠지? 책과 엽서 그리고 음료와 과자를 파는 곳이 상점의 전부다.
요즘은 세상 어딜 가도 한국의 브랜드를 만난다. 삼성, LG, 현대, 기아 뿐만 아니라 산이면 어디에도 신라면이 있다. 낯선 곳에서 로고만 봐도 혼자 있지 않은 것 같은 편안함을 준다.
Yeti 항공, 30인승짜리 비행기다. 그 많은 여행객이 어떻게 다 이동하느냐고? 비행기는 작지만 이만한 비행기가 하루에 20회가량 운행을 한다고 한다.
그 안에 스튜어디스도 있고, 음료도 준다. 사탕도 준다. 이때 받아 놓은 사탕이 올라가는 산에서 얼마나 유용하던지.
당연히 45인승 관광버스보다 좁은 공간이다.
한 시간이 채 안돼서 도착한 포카라 공항. 아침에 여행사 매니저가 포카라에 예약해준 숙소에서 픽업을 나올 거라고 했다. 비행기가 연착이 되었지만 숙소 직원은 한눈에 날 알아봤다. 20대에 여행을 할 땐, 패기를 무기 삼아 모든 걸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해결을 했다면, 40대의 여행이 좋은 점은 굳이 몸과 마음이 힘들지 않도록 있는 인프라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숙소는 포카라 호수와 가까운 곳으로 위치도 좋고, 시끄럽지 않고, 안전하고 깨끗한 곳이었다. 아침식사 포함하여 1일 $30. $10이면 주변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등 거쳐할 곳을 찾을 수 있다니 혼자 쓰는 독방으로 가격은 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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