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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아빠 Mar 08. 2023

찰떡같은 글



“여보, 그걸 뭐라고 하지?”


글 쓰기를 하다 보면 숨이 턱 막힐 때가 있다. 어떤 상황이나 감정을 찰떡같이 표현해 줄 수 있는 단어를 찾지 못할 때가 정말 답답하다. 네이버 사전을 들락거리며 열심히 단어를 찾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어쩔 수 없이, 비유와 은유를 써가며 표현하려 하지만, 아뿔싸. 글이 너무 길어진다. 딱 한 문장, 한 단어면 명료하게 끝날 수 있는 말이 지저분해진다. 


심지어, 온갖 설명으로 글이 길어지는 사이, 이 글을 왜 쓰고 있었지?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던 목적과 이유마저 바뀐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글을 써 내려가지만, 이미 글 쓰는 체력이 바닥이다.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글렀구나. 노트북을 덮는다. 


어렴풋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지만, 선명하지 않은 글. 무지막지하게 길어져서 지루해진 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어정쩡한 글. 쓰는 나도 답답하지만, 읽는 사람도 답답할 것 같다. 그래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거나, 메모장에 눌러앉아 있는 글이 많다. 


누군가 그랬다. 글 쓰기는 노동이라고. 단어 찾기, 문장 찾기 노동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명료하게 담아낼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을 쓰고, 찾는 일이 글 쓰기 같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단어를 찾고 문장을 찾을 수 있을까? 운동에 견주어 생각해 보면, 간단해지는 것 같다. 달리기를 잘하고 싶으면, 결국에는 내가 달려야 한다. 달리면서, 자세도 교정하고, 부족한 근력 운동도 하게 된다. 무엇보다, 꾸준히 달려야, 실력이 늘어서 오래, 멀리 달릴 수 있지 않은가. 당연한 이치다.


글쓰기도 그런 것 같다. 아직은 글 쓰는 흉내를 내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한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답답하고, 적절한 단어와 문장이 떠오르지 않지만, 써야 한다. 부끄럽고, 민망한 글이지만, 써야 한다. 초보운전 딱지를 붙인 것처럼, 글쓰기 초보 티가 팍팍 나지만, 어쩔 수 없다. 실제로 도로에 나가서 운전을 한 사람이 나중에는 고수가 된다. 그러니, 꾸준히 쓰고 또 써야 한다. 그 가운데 찰떡같은 단어와 문장을 찾고 쓰게 되며, 글 쓰기가 한결 편해질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쓴다. 내일 더 나아질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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