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으로서의 '책'에 이어, 상품으로서의 '문구'에 접근해보고자, 이번에도 7권의 관련 책을 연속하여 읽었다. 속독하기에 큰 무리가 없는 책들인데, 유독 <나의 문구 여행기>는 여러 차례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성장 에세이라는 장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성장 에세이로 분류할 만하고, 내 아이가 우연히 발견하여 읽어보았으면 할 만한 책이다. 선물로 주면 왠지 의도가 들킬 것 같으니 우연히 발견하길 기대하며, 아이의 책꽂이에 슬쩍 끼워둔다.
저자는 '문구'라는 특정한 카테고리에 집중하여 유럽과 미국, 중국, 일본의 도시들을 여행하고 돌아와 자신만의 문구점(아날로그 키퍼)을 연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았지만, 두 배로 돌려드린다는 호기도 부려본다. 취업이 아닌 창업을 결정한 저자는 지금
"나는 아날로그 키퍼가 펼친 문구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온기를 기록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문구에 대해서 많이 아는 디자이너로, 새로운 문구를 찾기 위해서 온갖 언어로 문구를 검색하는 문구 덕후로, 일주일에 두세 번 핫트랙스와 텐바이텐을 들러 신상을 탐색하는 소비자로, 무엇보다 매일 기록하길 멈추지 않는 문구인으로 살고 있다.(p191)"
저자의 문구 여행기는 성장 여행이고, 끝을 알 수 없으되, 목적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