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레일 패스 vs 저가 항공

대륙횡단열차의 추억

by 은퇴설계자

이 글은 26년 가족 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 일정과 동선 간 이동 계획, 그리고 미술사 탐방과 과학사 탐방을 준비하는 글을 엮을 브런치북 시리즈 중 하나의 글이다.


여행의 컨셉과 여행지를 이야기한 첫 번째 글은 아래 링크에서 참고하시면 된다.


https://brunch.co.kr/@retire-planner/15

캐나다 대륙 횡단 열차 여행의 추억


10년 전 아이들을 캐나다로 보내고 기러기 생활을 했던 시절이 있다. 일 년에서 두세 번 아이들 방학 시즌에 맞춰 캐나다로 가곤 했었는데, 봄방학 시즌에 맞춰 토론토에서 밴쿠버까지 이동하는 캐나다 횡단 열차 여행을 준비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4인 가족에 6백만 원가량 드는 3박 4일 여정의 긴 여행이었는데, 기차 안에서 식사와 침대가 모두 제공되어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었지만, 토론토 유니언 역에서의 출발 일정부터 모든 일이 틀어졌다. 토론토와 캐나다 중부의 중심 도시, 푸우의 고장으로 알려진 위니펙 구간 사이 철도 사고로 해당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된 것이다. 어쩐지 토론토 유니온역의 로비 라운지에는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이 썰렁했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현지 소식에 밝지 않았단 나로선 역무원을 붙잡고 어떡하냐고 하소연하면서 하루치 비용을 환불받고 그 비용으로 가까이 나이아가라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부랴부랴 차를 렌트하고, 토론토-위니펙까지 비행기를 예약하고, 나이아가라 숙소를 예약하는 일정은 친절한 역무원들의 도움으로 해결하게 되었다.


이렇게 출발하게 된 캐나다 횡단 열차 여행은 환상적인 여행이었다. 로키를 가로지르는 열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중간 정착역 중 하나인 Jasper역에서는 철로에 떼 지어 있는 사슴 떼들을 보며 놀라기로 했었다. 곰을 만나지 않은 게 다행스러운 날이었다.


캐나다 횡단 열차 여행은 매우 느리기로도 유명하다. 실제 앨버타주의 주도인 에드먼트 시르를 지나다 다시 기차가 역행하는 일을 겪기도 했다. 폭설로 비행기가 연착되어 비행기 승객들을 기차로 실어 나르기 위해 기차는 가던 길을 다시 되돌렸던 것이다.


유레일패스 선택은 당연한 것


기차 여행에 대한 이런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기에 26년 유럽 여행에서의 선택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유레일패스로 런던 - 루체른 - 피렌체 - 로마를 잇는 유렵 횡단 열차 여행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ChatGPT Image 2025년 6월 15일 오후 02_50_38.png

하지만, 파리에서의 환승 문제, 도착지에서의 시간(에어비앤비로 예약한다면 가능하면 일찍 도착해서 숙소를 체크인하는 게 좋다. 에어비앤비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해보겠다.) 문제들을 생각하면 장시간의 열차 여행이 가진 문제도 있기 마련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저가항공편을 이용한 이동을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

실제 항공노선을 따져보니 런던에서 루체른으로의 직항은 없다. 대부분, 취리히로 이동하고, 취리히에서 열차 편으로 이동하는 루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피렌체로 마찬가지다. 취리히에서 피렌체로 이동하는 비행 편으로 탈 수밖에 없다. 루체른을 스위스 내 거점을 계획한 이상 저가 항공을 이용하려면 취리히로 이동해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 수고를 해야만 한다.


시간의 문제


도심의 숙소에서 공항까지의 이동시간, 공항에서의 탑승 수속 시간, 대기 시간들을 고려하면 기차여행으로 하루를 잡아먹으나, 비행기로 하루를 잡아먹으나 별 차이가 없다. 이 점 또한 유레일 패스 여행으로 마음이 가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비용의 문제


유레일패스는 연말이면 20~30% 할인 티켓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할인 티켓을 운 좋게 끊을 경우 여행 비용은 급격히 감소한다.


그리고 아이들 또한 할인 연령대이므로, 꽤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꽤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어차피 루체른에 머무른 동안 산악열차, 유람선 등 스위스 내 이동시 스위스패스를 사야 하는 상황인데, 이 부분도 유레일패스로 커버되니 스위스 패스 없이 스위스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알프스의 풍광

ChatGPT Image 2025년 6월 15일 오후 02_42_11.png

알프스의 풍광 속을 달리는 유럽 기차 여행의 로망까지 채울 수 있지 않나..

여행지와 교통편이 정해졌으니, 이제 숙소만 잘 정해지면 이번 여행은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될 것이다..

다음 편은 숙소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