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시세가 천정부지로 솟고 있어 금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지난 3년간의 금 시세 차트를 보면 최근 시세는 비정상적으로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사람들의 욕망을 불태우는 모습이다.
금을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직접 금을 사는 방법, 하지만 거래 비용과 보관비용을 생각하면 요즘은 그리 권하는 방법이 아니다.
실물 금을 수탁사가 신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금 ETF는 편리한 금 투자 수단 중에 하나다.
나 역시 퇴직연금으로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면서 잠시 금 ETF를 포트에 담아둔 적이 있었다.
23년 상반기였는데, 위 차트에서 보듯이 숫자의 변화가 없었다.
금시세는 몇 개월이 지나도 고요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이었지만, 잔잔한 파도처럼 서서히 올라가는 물결은 내 욕망을 잠재우질 못했다.
23년은 미국 주식 시장이 반등을 거듭하며 AI 열풍으로 치솟아오를 때였다.
주머니에 현금을 쟁겨놓고 오르는 자산을 그냥 쳐다만 볼 수는 없었다.
금 ETF는 그렇게 내 포트에서 슬며시 빠지게 되었다.
금 ETF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바로 퇴직연금 운용 시 금 ETF는 안전 자산이 아니라 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흔히들 금은 가격도 변하지 않고 꾸준히 우상향 하니 안전자산이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퇴직연금에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나누는 기준은 원금 보장 여부이다.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ETF 구성 종목 중 채권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주식과 혼합되어 있어도 채권혼합형이란 이름을 달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반면 금 자체는 크게 상승하지도 하락하지도 않지만 원금 보장성이 없기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사실 금은 수익형 자산으로 부족함이 많다. 이자를 주는 것도 아니고 배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 ETF는 인플레이션기마다 다시 소환된다.
사람들은 위험을 피하고 싶을 때마다, 결국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피신한다.
그저 희소성에 의한 금 가치의 상승. 그것 역시 물가 상승을 반영하는 수준 정도가 대부분의 경우다.
위험하지 않은 고요했던 나의 금 ETF와의 인연은 23년으로 끝나게 되었다.
난 23년 미국 시장을 강타했던 AI 열풍에 같이 올라타기로 했던 것이다.
사계절, 모든 날씨를 버틸 수 있던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버리고 AI 투자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AI 테마에 몰빵한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