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살았을 때는, 내 손으로 한 번도 떡볶이를 해 먹어 본 적이 없다.
먹고 싶지 않아서 라기보다는, 그냥 귀찮아서... 가끔 외식으로 먹게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거의 친구가 먹고 싶어서 같이 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김치 없이도 잘 살았던 것 같다. 신오오쿠보라는 한인타운이 있는데, 거기에 갈 때나 김치를 샀지, 일부러 김치 사러 한인 슈퍼를 간다던지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던 내가... 런던에 온 지 6개월 차... 김치로 냉장고를 그득그득 채우고, 1주일에 한번 떡볶이를 먹어주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만 같다.
일본에 살 적은, 한국은 당일치기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나라였고, 또 가깝게 느껴졌다.
내가 근무하던 시부야는 한국 식당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그날 점심에 바로 한국식당에 가서 맛있는 순두부찌개를 먹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점심때 제일 즐겨먹던 요리는 태국요리였으며, 집에서는 파스타를 만들었었다.
아마 그땐,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한국이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찾지 않아도 도처에서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던 내가, 코로나로 한국에 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고,
14시간을 비행기로 날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위기감을 느껴서 그렇게 떡볶이를 먹었나,
그래서 케이팝을 듣지 않던 내가 방탄소년단을 찾아 듣게 되었나,
일주일에 한 번씩 한인마트를 드나들게 되었나..
내 마음이 필사적으로 한국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려 떡볶이를 찾았던 것 같아 살짝 안쓰럽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떡볶이가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