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충민 Feb 05. 2020

23 - 박화영의 세진

스물세 번째(200205) - 영화 박화영의 세진


영화 박화영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진


 세진은 영화를 시작하자마자 화장실에서 남자와 관계를 갖는다. 안에다 하지말라는 그녀의 말에 남자는 욕으로 화답한다. 세진은 무리의 우두머리인 영재와 만남을 갖는다. 하지만 영재는 박화영의 친구 미정과 이미 사귀고 있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화영은 세진을 의심한다. 세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영재와 함께 원조교재를 미끼로 아저씨들의 돈도 뜯고 복수라도 하는 듯 괴롭힌다. 

  박화영은 엄마처럼 세진의 외도를 경고한다. 열받은 세진은 엄마(화영)에게 욕을 하며 무리에서 나온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그녀는 영재의 힘을 빌려 다시 들어간다. 그녀는 화영을 무릎 꿇린다. 

 

 세진은 갑자기 도망간 화영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나타난다. 그녀는 엄마에게 영재에 대해 경고한다. 아기처럼 화장실 간다고 얘기한 그녀는 들어가서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해 엄마에게 보여준다. 세진은 임신했다. 화영과 세진은 나와 얘기한다. 화영은 세진을 걱정하지만 세진은 철없는 듯 천진난만하게 대답한다. 그녀는 태교를 위해 담배도, 욕도, 술도 하지 않는다. 화영은 갑자기 화를 내며 일부로 세진의 배를 걷어찬다. 세진은 엄마를 부르며 오열한다.


영화밖에서(가상)

  집은 항상 난장판이었다. 엄마는 하루가 멀다하고 다른 남자를 데려와 같이 잔다. 세진은 집에서 항상 이어폰을 귀에 꽂아 소리를 크게 틀고 잠을 청하지만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다. 언젠가 엄마가 들어오지 않는 날 그녀는 집을 나왔다. 

  밖은 추웠다. 배고픈 것 보다 편하게 잠잘 곳이 없는게 힘들었다. 그러다 화영을 만났다. 화영 덕분에 그녀는 잠잘 곳이 생겼다. 화영은 미정을 더 좋아했다. 세진은 묘한 질투심이 들었다. 하루, 이틀이 지날 수록 세진은 이 집이 좋아졌다. 이 집에 있기 위해선 세진은 무언가 일을 해야 했다. 그녀가 생각할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잠자리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남자들과 잠자리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집에 도움이 되기 위해 위장 원조교재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화영은 그녀에게 소리쳤다. 언제나 화영은 미정을 자신보다 아꼈다. 그래서 세진은 욕을 하고 나왔지만 이내 후회했다. 돌아갈 곳은 화영의 집 밖에 없었다. 화영은 세진에게 새로운 진짜 엄마였다. 집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영재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다. 


  생리를 하지 않자 세진은 혼자서 임신테스트기를 샀다. 두줄이었다. 핸드폰으로 다시 검색했다. 임신이었다. 세진은 다시 편의점에서 테스트기를 하나 더 산다. 그리고 화영을 찾았다. 지금 그녀에게 생각나는 사람은 화영 뿐이다. 세진은 어떻게 화영에게 얘기할지 몰랐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서 다시 검사해서 화영에게 보여줬다. 세진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세진도 지금의 모습이 많은 부분에서 친엄마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친엄마처럼 되고 싶진 않았다. 아이를 위해 태교도 하고 싶다. 울지도 않고, 욕도 하지 않고, 담배도 피지 않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화영을 진짜 엄마로 생각한 사람은 집에 엄마가 있는 미정이 아니라 엄마를 피해 나온 세진이었다. 화영의 발길질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진을 위한 발길질이었을까. 딸인 미정을 위한 발길질이었을까. 자신보다 약자를 향한, 참지못한 화로 인한 발길질 이었을까. 

  세진은 엄마를 닮아있었다. 엄마는 힘들때마다 항상 웃고 있었다. 엄마의 우는 모습을 본적은 딱 한번이었다. 엄마는 몸을 이용해 남자에게 생활비를 벌었다. 세진은 가장 싫어한다고 생각하던 그녀를 가장 닮아있었다. 엄마를 피해 나왔지만 엄마를 닮아있는 나에게 엄마라 생각한 사람이 자신의 아기가 든 배에 발길질을 당한 심정은 어땠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22 - 성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