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편지

볼 품 없지만

by Yimhyehwa









유난히 밝았던 저 달이 나를 두고 떠나던 날

당신 것이 되어 꺼지지 않는 빛이 되기를 빌었다오.

열이 나고 몸이 떨려 세상이 온통 뿌옇게 보이던 날

당신의 하얗고 푸른 마을은 영원하길 빌었다오.

걷히지 않던 어둠 속에 눈이 멀어 길을 잃었던 날

타들어가는 불씨를 안고 당신 있는 곳으로 달렸다오.


내가 무엇을 바라고 상상했는지 알게 되는 날

당신 마음에 내려앉은 다래에게 안부를 물어주오.

쏟아진 빗물이 잔잔히 흘러 새끼발가락 적시는 날

촉촉해진 당신의 땅 어딘가에 개나리 꽃을 피어주오.

불 꺼진 방에 누워 성냥 한 개비로 외로움 밝히던 날

병들고 녹이 슨 내 마음을 땔감 삼아 뜨겁게 살아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