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밤

2021년, 한강

by Yimhyehwa








치열함을 벗겨내고 흘러온 것들을 마주하는 시간,

단단히 콕 박힌 작은 보석을 만지는 일 같네요.


관심과 걱정이 뒤엉켜 애쓰는 마음이 커지고

어떤 오해와 마뜩찮은 일에도 아이같은 믿음이 생기고

모두에게 쏟아지는 햇살도 그쪽에 더 오래 있길 빌고

불안한 걸음에 발판 깔아 굳은살이 생기질 않기를,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불편한 것들에 짓눌리는 일

허락된 자유를 다 쓰지 못한 채 속박에 들어가는 일

쉽게 꺼냈던 진심을 감추고 영혼을 죽여 버리는 일,

그래도 그 자리에는 봄이 오고 여름의 뜨거움에 녹았다

가을바람 타고 눈송이 되어 온 세상을 메우네요.


나는 신비한 가루를 탄 술에 취한 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마법같은 사람이 지은 한 편의 동화였습니다.


그대 변함없이 이대로 살아줄래,

나 영영 술에 취해 당신을 따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