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엄마는 허리협착증 수술을 받고 15일 넘게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2년전 허리 통증으로 시술을 받았지만 결국 시술로는 해결이 안되고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동생은 간병을 자처하고 엄마옆에서 함께 했습니다. 저는 퇴근 후 1시간동안 잠시 들러 여동생을 쉬게하고 엄마의 옆자리를 지켰습니다. 아내도 틈이 날 때마다 병원에 들렀었고요. 아버지는 홀로 집에서 시간을 보냈고, 여동생네 가족은 엄마 없는 15일을 보냈습니다. 우리 집도 아버지, 엄마, 여동생네 가족을 염려하며 음식을 만들어 보내고 간병을 교대했었죠. 세가족이 엄마의 아픔을 같이 한 셈입니다.
병실에 엄마와 있는 매일의 시간은 낯설었습니다. 다 커버린 아들과 엄마와의 대화가 살가울리 있었을까요? 병실에 있는 TV를 보며 <여섯시내고향>,<생생정보통>을 보며 간간히 이야기 나누고 특히나 <미스터트롯>을 예선부터 결선, 결승전까지 모든 노래를 다 보고 들었습니다. 간병이 아닌 TV시청이었습니다.^^
간혹 아이들이야기를 해드리고 아내, 아버지, 여동생네 가족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엄마는 늘 웃으며 재미없는 이야기들을 들어주셨고 아버지와 자식들을 염려하셨습니다.
9월 5일, 퇴원을 했습니다. 엄마는 지금까지 허리에 보조기를 차고 다닙니다. 퇴원후 3개월까진 보조기를 꼭 차야한다는 의사쌤의 말씀을 어린아이처럼 잘 따르고 있습니다.
10월 27일, 수술경과를 상담하러 내원했습니다. 의사쌤은 수술은 잘 되었고 1달만 보조기를 더 차면 일상생활하는 데 문제없다고 하십니다. 다행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허리수술 떄문인지 오른쪽 어깨가 많이 아프다고 하셨고 어깨는 정형외과 소관이라 담당선생님은 그 쪽 진료를 잡아주셨습니다.
괜찮을거야라고 엄마를 안심시켰는데 어깨가 많이 안좋다고 하네요
11월 4일 MRI를 찍으니 "회전근힘줄이 두군데 끊어졌고 이두박근 힘줄도 좋지 않다. 관절경수술을 해야하고 전신마취수술은 2시간정도, 1주일정도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헉! 다시 수술
사실 아버지의 오른쪽 어깨도 좋지 않아 엄마의 허리수술 후 12월이나 1월경 오른어깨수술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엄마의 수술이 급한지라 11월20일 수술날짜를 잡았습니다.
엄마는 다음 주 다시 수술을 합니다. 많이 힘드실텐데도 엄마는 손자들과 자식들, 아버지를 먼저 염려합니다. 괜찮고, 수술하면 좋아진다고 하니, 수술하면 되지라고 되여 자식들을 안심시킵니다.
엄마는 22살 꽃같은 나이에 아버지를 만나 결혼을 하고 서울의 달동네에서 23살에 저를 낳았습니다. 내년엔 칠순이 되시네요. 엄마는 아버지와 함께 핸드백만드는 일을 30년 넘게 하셨습니다. 매일 아침 6시면 핸드백 20개를 싼 검은 보자기를 머리에 이고 사람들이 미어터지는 버스를 타고 남대문시장에 납품하러 가십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20KG넘는 원단과 장신구를 사가지고 오셨습니다. 어머니의 저녁은 그 날 만든 핸드백을 포장하는 일로 마무리되지만 그 시각은 11시가 넘습니다. 고왔던 손에는 항시 본드와 고무풀이 묻어있었고 옷에는 차마 정리되지 못한 실밥이 붙어있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항시 웃으며 우리들을 키워주셨습니다. 엄마의 고생으로 여동생과 제가 사회에 올곧이 나갔고 다들 가족을 꾸려 각각 아들과 딸들을 키우고 있네요. 엄마의 고생들이 세월앞에서 흔적을 내고 있습니다. 허리로 어깨로 말이죠. 그 흔적들이 시차를 두고 왔었으면 좋으련만, 한꺼번에 엄마에게 와 속상합니다.
걱정하는 자식들을 되려 더 걱정합니다. 다음 주 엄마의 수술도 잘 될 겁니다.
1995.06.29 김광석 슈퍼 콘서트 중에서
출근길 지하철에서 광석이형의 <그녀가 처음 울던날>을 들으며 사무실에 나왔습니다.
노래속 그녀는 사랑하는 여자친구이기도, 사랑하는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제게는 후자인 사랑하는 어머니의 이미지가 더 강합니다. 목련꽃의 또다른 이름과 꽃말이 어머니에 이어있습니다. 그 이름은 <나무에 핀 연꽃>, 꽃말은 "고귀함"입니다.
노래가사와는 달리 아직 엄마의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그 모습을 보게된다면 저도 형처럼 온세상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듯 할 겁니다.
그리고 또..아니 더 이상은 쓰지 않으렵니다.
오늘 아침 멜로디는 경괘합니다. 가사의 의미는 슬프지만 담담합니다. 형의 목소리에서 잊을수 없는 그녀, 봄날 같은 그녀, 엄마를 향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다음주 엄마의 수술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활짝 핀 봄날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