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세환 Jan 23. 2021

쉘위스윙

힘을 빼면 더 힘이납니다

토요일아침입니다. 5시30분에 연습장에 가보려고 합니다. 이 시간이면 북한산일출사냥꾼인 친구님은 집을 나섰을겁니다. 오늘도 백운대에서 얼마나 예쁜 빛을 보여줄지 기대가됩니다. 그 빛을 기억하고 있기에 실제로 보면 정말 멋집니다. 멀리 개성까지 바라봐보이는 청명한 날이면 더더욱 근사하죠

15년동안 골프장에 가는 게 참, 곤욕이었습니다. 회사에서, 거래처에서 골프약속을 잡아도 가급적이면 가지 않았습니다. 함께하는 5시간동안의 운동시간이 정말 곤욕입니다. 정말 억지로 운동을 했었거든요. 공을 맞출수가 없고 산으로 물로 들어가버리니 동반자들에게 미안함만 있었어요.

나는 책보고 사람들 만나고 술마시는 게 더 좋은데 영 재미가 없었습니다. 재미가 없으니 더욱 더 안하게 되고 어쩔수 없는 모임에는 다시 5시간 넘는 곤욕의 시간이었습니다. 온몸에 힘을 들여 치니 골프장을 갔다온 그 다음날에는 누구에게 맞은 것처럼 온몸이 힘들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재미가 있는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악순환, 다시 또 악순환 그리고 포기였습니다.

그러던 작년 한 유튜브 채널을 보게되었습니다. 호주에 있는 한 프로님이 아내에게 가르치는 레슨이었어요. 우연히 클릭하게 됐는데요. 레슨의 내용보다는 그 프로님의 말이 참 예뼜습니다.


5분, 10분 동안에 아내에게 이야기 하는 게 진심이 느껴졌어요. 화내는 일이 없이 계속 칭찬과 격려의 말들을 하는거죠.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아내분도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는 게 보이는 거에요. 저 아내분도 변화하고 성장하는데 저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 프로님의 레슨을 보고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먼저 한 것은 몸에 힘을 뺴는 일이었습니다. 힘을 뺴야지 힘을 쓸수가 있더라고요. 억지로 힘을 쓴다고해서 되는 일이 없듯이 골프도 운동도 모두 힘을 빼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힘을 빼니 힘을 모으고 발산하게 되는 세상의 이치도 깨달았습니다.<될일은된다>고 하잖아요.

두번째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관성이 존재하고 작용과 반작용으로 운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개의 원을 그리는 운동이었습니다. 편안하게 그 운동을 즐기면 되는데 욕심과 억지가 운동을 방해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마음이 문제이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습하지 않고 좋은 성적만 바라기만 했거든요. 정작 자기자신의 마음이 문제인데 남탓만을 해 왔었습니다.

자세히보아야예쁘다
오래보아야사랑스럽다
너도그렇다

어느 시인의 싯구처럼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사물을 대할 떄만이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골프도 다른 운동도 삶도 모두 관심과 애정 마음과 태도가 전부입니다.

영화 <쉘위댄스>의 주인공은 뜸만 나면 어디서든 스텝을 밟습니다. 춤에 푹 빠져버렸거든요. 제가 요새 그렇습니다. 스텝은 아니지만 버스정류장에서, 지하철안에서 테이크어웨이, 백스윙, 다운스윙, 팔로우스로우를 상상합니다. 그리고 왼발오른발 스텝을 밟습니다. 푹 빠졌네여.

이제 연습장에 가야되겠습니다. 아이들이 일어나기전에 얼른 다녀와야겠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삶은 힘들이기 않고 생각을 하며 마음과 진심을 다할 때 예쁜 하루하루가 쌓여가는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용버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