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3 북한산 산마실
매일 오는곳에서 내려가면서 글을 쓴다.
이곳에 매일 발걸음을 한 지도 이제 두달이 지나간다.
홍제동 안산자락에서 살다가 북한산을 접하고 있는 이곳 녹번역 근처로 터를 잡고 재현이 나이가 이제 7살이니 벌써 8년이나 지났다. 그 8년의 세월동안 이 곳 산에 오른 것은 손가락으로 셀 정도였다.
매 주말 내 집 뒤의 산이 좋다고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을 보아온지도 8년인데 나는 8년이라는 시간동안 눈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아니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것을 잊고 잃고 살아온 것이다.
1월부터 내 삶은 달라졌다. 작심 세달째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보고 있다.
이 곳 집뒤 북한산 산마실이 하루의 시작이다. 매일 산에 오르면서 어제를 반성하고 오늘을 생각한다. 날씨가 좋을떄는 그 청량감을 느끼면서,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는 불편함 속에 아이들의 안녕과 하루를 걱정한다.
하루하루가 쌓이니 재미난다.재미가 있어 또 이렇게 새벽에 온다.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다시 내것으로 채워나가는 재미 그것이다. 원래 나의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없었던 것들, 그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채우고 있다.
주로 내려가면서 글을 쓴다.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데 이 곳 브런치에 터를 잡게 되면서 이곳을 안방으로 잡고 써보련다. 별 보잘 것 없는 일상의 기록들이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하루의 기억이다. 그 기록과 기억들이 쌓이고 쌓여서 나를 만든다는 것을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된다.
오늘은 또 가까이에 있는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 하나 더 있다. <성장판독서모임>내 감사일기반의 돌잔치가 있는 날이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계획하고 다짐하고 또 하루를 마감하면서 그 날의 기억들을 감사일기로 마무리하는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 2018.3.9이었다. 제일 가까이에 있는 나의 소중함을 아는, 내가 가장 중요한 사람임을 알게 해 준 소중한 공간이다. 오늘 2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지난 1년을 회고하고 다시 1년, 다시 5년을 이야기할 것이다.
소중한 것은 멀리 있지 않다. 내 팔이 닿는 딱 그 정도에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