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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노무사 Aug 19. 2020

김선우,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 1, 2

모든 인간이 주인이 되는 불국토를 꿈꾸었던 원효스님!



작가 김선우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브런치의 글 중에 이미 김선우 작가의 작품이 있지만, 다시 한번 글을 쓰게 되었다. 그의 팬 카페 오랜 회원이기도 하고, 그가 집필한 책은 거의 다 읽었기에 이렇게 된 것 같다.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주옥같지만, 그가 영향을 받은 주요 인물이 붓다와 마르크스였고, 그의 언니가 출가하여 수행자로 살고 있다는 사실도 그를 더 친근하게 느끼게 했다. 지금은 글 감옥에 갇혀 있을 테지만, 올해 안에 새 작품을 들고 나타나지 않을까? 손꼽아 기다려 본다.



안국역사 내 벽화


     

《발원》은 원효스님을 누가 이토록 가깝게 느끼게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게 그렸고, 불경스럽게도 원효스님 같은 이성과 사귀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이 소설은 내게 대성공이었다.


그런데, 발원의 전체 책 제목은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이다. 원효스님보다 요석공주가 먼저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요석을 원효 일생의 한 부분으로 그리거나 두 분 사이의 자식인 설총을 낳은 인물로 그린 것이 아니라, 홀로 우뚝 서 있는 당당한 한 사람으로서 어떤 면에서는 원효를 추동하는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소설이라서 가능하기도 했겠지만, 정말이지 요석 역시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내가 요석 정도는 되어야 원효 같은 사람을 만나지.’ 하면서 혼자 웃기도 했다.     



제주 바다 형제섬



이 책은 두 권으로 되어 있지만, 순식간에 읽었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탁월한 소설이다. 조계종단에서는 이 소설로 대중을 상대로 한 독후감 대회를 열 정도였으니 이 소설의 화제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그 어렵다는 원효를 이렇게 소설로, 제대로 그려 낼 수 있다는 것은 김선우 작가의 내공도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강신주 철학자의 해제 부분(소설가의 데뷔 기회를 박탈당한 철학자의 행복한 넋두리)도 읽어 볼 만하다. 이제 김선우 작가의 말을 옮겨 본다.     




“원효는 요석과 더불어 사랑을 가장 완벽하게 발원한 인물이고, 모든 인간이 주인이 되는 불국토를 꿈꾸었던 사람이며, 자신이 누누이 강조했던 ‘진속불이(眞俗不二)’를 정말 그대로 실천했던 사람입니다.”




병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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