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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노무사 Aug 21. 2020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강에는 현재만이 있을 뿐, 미래의 그림자도 과거의 그림자도 없다! 인생도



헤르만 헤세는 《싯다르타》를 그의 나이 40대 중반 정도에 출간하였다. 그 시절 40대 중반이면 한 인간으로서, 작가로서 상당히 무르익었을 때라고 볼 수 있기에 이 책은 더욱 깊어진 그를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다.



독일 칼프에 있는 헤세 박물관 내의 헤세 사진과 와인



나는 2017년 7~8월, 두 달간 서유럽 여행을 홀로 갔을 때 헤세가 태어난 칼프에도 갔었다. 프랑크푸르트에 숙소를 잡고, 4박 5일간 머무르면서 정작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괴테 기념관 등을 둘러보며 하루만 여행을 했고, 나머지 3일은 헤세의 고향인 칼프와 뤼데스하임의 로렐라이 언덕, 그리고 하이델베르크를 다녀왔던 것이다.



독일 칼프의 헤세 박물관 간판



지금도 칼프에서의 기억은 생생한데, 마지막 기억은 칼프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면서 노랑나비가 내 주위를 맴돌며 날아다녔던 장면이다. 쏟아지는 햇살과 맑은 공기와 나비가 어우러져 있었는데, 주변 나무들의 초록 빛깔 사이로 나비가 천천히 날아서 사라져 가던 기억이 남아 있다.     



독일 칼프의 헤세 박물관 내 헤세 사진



헤세는 말한다. “진리는 가르쳐질 수 없다는 것. 이 깨달음을 나는 일생에 꼭 한번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다. 그 시도가 바로 싯다르타이다.”라고.




미국 작가인 헨리 밀러도 말한다. “노자의 《도덕경》 이후 내게 이보다 더 중요한 책은 없었다. 헤세는 동서양의 정신적 유산을 시적으로 승화시켜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붓다를 넘어서 또 하나의 붓다를 창조하였다. 문학의 종교적·철학적 지평을 넓혀 준 헤세의 《싯다르타》는 정신적으로 신약성서보다 더 큰 치유력을 가진 작품이다.”     



독일 칼프의 헤세 박물관 내 헤세 그림



이제 이 작품의 내용 중 주제의식이 드러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요약해 본다. 벅찬 가슴을 내려놓으면서.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은 강이었는데, 그 강물로부터 배운 것은 아래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 가라앉는 것, 깊이를 추구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것, 경청하는 법, 즉 고요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영혼, 활짝 열린 영혼으로 격정도, 소원도, 판단도, 견해도 없이 귀 기울여 듣는 것이었다고.

강에는 현재만이 있을 뿐, 과거라는 그림자도 미래라는 그림자도 없다고,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독일 칼프의 헤세 박물관 내 헤세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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