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2023.06.24

by 작가님


S#6. 주말 아침, 북한산 둘레길





새소리에 새벽에 눈을 떴다.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일어나

산에 올랐다.








다른 예쁜 꽃이 참 많은데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들꽃에

더 마음이 간다.



내가 원하는 건 남다른 게 아닐 거다.

그냥 특별할 것 없이 지내고 싶다.



그렇게 나랑 취향이 맞는 누군가가

한 두 명쯤 있으면 그만이다.







걷고

오르다 보면

어딘가로 향하게 될 거다.



처음부터 목적지가 없어도 상관없다.








나무 숲에서 자그마한 조약돌을

보물찾기 마냥 찾으면

오래도록 바라본다.




누군가에는 하찮은 순간이

누군가에는 전부 같다.








푸르름이 반갑다.

싱싱하게 살아있어 줘서

이런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수줍은 듯 연하게 피어오르는 잎은

삶이 흐르고 있음을 알려준다.








높은 곳에 오르면

모든 것이 작아 보인다.

현실의 커다란 문제도 작게 보인다.








마음이 힘든 날

울며 계단을 올라갔는데

고사리 손이 웃으며 인사해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너만 그런 거 아니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몸도 마음도 무거워

더는 올라가지 못하던 날

한 참을 바위 위에 앉아서

바라보고 또 바라봤었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진정이 된다.









정상에 다다르지 않아도

산속에 푹 잠겨있는 듯한 기분이

참 좋았다.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듯한 기분,

걷고 또 걸으면

모든 상념이 숨이 되어 날아간다.









보잘것없는 평범한 삶에

가끔은 벅찰 만큼

찬란한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누군가는 놀라서 도망가고

누군가는 애써 외면하며

누군가는 그것이 무엇인지 직면한다.









나를 본다는 건

때론 참 위태로운 일이지만

값진 일이기도 하다.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를 놓치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을 누군가는 알아줄까?









대나무 숲에서

비밀을 말하듯

산속에 못다 한 이야기를

숨겨두고 온다.



그러다 또

산에 오르면

산이 내 이야기를 노래 삼아 들려줄 거다.








보는 것만으로도 소중하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욕심이 생긴다.



난 내일 또

산에 오를 거다.

이 마음의 끝을 알 때까지.








다다를 수 없는 나라에

가고 싶은 마음으로

또 산을 오를 거다.





#등산

#산책일기

#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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