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never did a day's work in my life. It was all fun!
- Thoma A. Edison
직장을 다니는 이유는 생계, 자아실현, 사회적 관계 등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10년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매년 초에 올해의 목표를 세우곤 했는데 항상 '회사에서 성과를 내자, 꼭 필요로 한 사람이 되자' 같은 달성해야 할 to do list를 만들곤 했다. 그러나 회사 생활에서 바닥을 한 번 찍은 후로 직장을 대하는 시선과 관점이 많이 바뀌어서 직장을 다니는 이유를 아이러니하게도 '재미있으려고'가 되어버렸다. 물론 회사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성과를 내려놓고 재미를 택하니 얻게 되는 것들이 많이 생겼다.
첫째로 회사 가는 게 즐겁다. 나도 월요병 하면 일가견이 있던 사람 중에 하나였고 화요병, 수요병 등 일상적으로 출근하는 5일이 너무나 힘들었다. 주말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고 매일 달력을 보며 쉬는 날이 몇일인가 세었으며, 휴가 후 복귀하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회사에 가기 싫어했다. 그러나 '오늘 하루 회사에서 어떻게 재밌게 보내지?'라고 관점을 바꾸고 나서는 주말에도 회사 가는 날이 기다려지고 아침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억울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면 충분히 쉬면서 주위 동료들과 얘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주어진 업무를 할 때도 '빨리하고 또 재밌게 놀아야겠다'가 되니 일의 능률도 올랐다.
둘째로 회사에서의 관계성이 좋아졌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하고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며 함께 어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 안에서 나를 좋아하고 따르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러자 사회적 자존감이 올라가게 되고 그 자신감으로 사람을 대하고 업무를 하니 좋은 방향으로 계속 흘러가게 되었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람들과 교류하기보다는 일을 하나라도 더 하려고 했을 때보다 회사 생활의 만족감이 생겼다. 그 만족감은 업무의 능률성, 사회적 관계성을 높여 내가 회사에 에 꼭 있어야 하는 사람으로 나를 만들어줬다.
마지막으로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매 순간 버텨낸다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내는 날이 많았는데 일상이 편안해지고 삶이 즐거워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매일 아침 '그만두고 싶다'라는 마음을 다잡으며 출근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정년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사가 나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직장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해 가는 점이 뜻깊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무력감을 느낄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을 때다. 회사 생활에서는 기계의 부품처럼 그림의 점처럼 지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그 안에서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구나, 영향을 주고 있구나'를 경험하면 부품도, 점도 의미가 있게 된다. 24시간의 직장에서 일하는 9시간은 인생의 3분의 1이 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재미로 채울 것인지 말 것인지는 여러분의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