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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님 May 27. 2024

거리 두기

놓을 수 있는 용기




시간을 좀 갖자.






불구덩이 안에 있음 내가 타는지 내 주변이 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물속에 빠져 있으면 내가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지, 물 밖으로 올라오고 있는지 알 수가 없죠.


우리가 무언가에 가까이 있거나  속해 있을 때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거리 두기'입니다. 피가 섞인 가족 간에도 사랑과 우정으로 엮인 인과 친구 사이에도 이 거리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익숙하고 가까운 무엇과 떨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홀로 있는 것이 어색하고 갑자기 늘어난 시간이 막막할 것 같습니다. 거리 두기를 하며 느끼게 될  불안함에 차일피일 미루고 참고 또 참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불현듯, 내가 마음 쓰는 것들과 아끼는 사람이 날 힘들게 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분명히 웃고 행복했던 거 같은데 어느 순간 함께 하는 데 거짓 웃음과 포장된 마음이 드리워진 걸 발견하게 되죠.




조금 떨어져 있자.






더 이상 거짓된 내가 되고 싶지 않아 거리 두기를 합니다. 하루, 이틀, 일주일.
단 하루도 못 참을 거 같았는데 감정의 동요가 크지 않은 나를 발견합니다. 내 인생에서 없으면 안 될 거 같았는데 없어지니 평온하고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다시, 물과 불에 휩싸이더라도 이전보다는 덜 아플 거 같습니다. 힘들면 잠시 그 자리를 떠나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으니까요.


내가 잠시 자리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꺼질 불이라면, 흘러갈 물이라면 내가 아무리 붙들고 있어도 언젠가는 없어질 겁니다.


불안함에 놓지 못하던 줄을 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새로운 줄을 잡을 수 있습니다. 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건 줄 아니고도 많습니다. 무얼 놓고 무엇을 잡을지는 이제부터 나의 선택입니다.




#거리두기

#인간관계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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