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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준혁 Apr 10. 2024

밤골목

쓸쓸하다는 말에는

넘어진 그리움이 묻어있다


쓸쓸하다는 말 위에는

사랑과 슬픔이 나란히 앉아

손톱으로 서로의 머리를 빗어주고 있다


죽은 시간을

손으로 모아 버리고

무작정 나서 골목을 달리면

새벽의 아궁이가 발바닥을 차게 데운다


때때로 나는 그리운 사람의 오금에 앉아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죽은 어머니의 이름 같은 걸 알려주곤 했다


까만 골목은 별자리와 같아서

모퉁이마다 마음의 자국이

빨래처럼 걸렸다


쓸쓸하지 않은 때 손님처럼 다시 들려

여기가 쌍둥이 자리래, 하고

여기는 사수 자리래, 하고


넘어진 그리움을 일으켜

무릎을 털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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