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첫째와 둘째가 같이 자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어느새 이 방식이 적응이 돼서 아이들도 우리도 제법 익숙해졌다. 먼저 8시가 되면 나는 둘째를 안고, 아내는 첫째를 데리고 같은 방으로 향한다. 나는 둘째의 분유를 수유하고 아내는 첫째를 재운다. 둘째는 수유 후에 바로 잠들기도 하고 좀 울다가 잠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금방 잠드는 편이다. 첫째는 할 이야기가 많은지 나도 찾았다가 아내도 찾았다가, 물도 마시고 기저귀도 갈아달라고 한다.
둘째가 완전히 잠들면 나는 자는 척을 한다. 자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첫 째가 잠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나는 그러다 잠든다. 첫째는 방에 들어온 지 최소 30분이 좀 넘어서야 완전히 잠든다. 아내는 첫째가 잠들고 나면 나를 깨운다. 빈 분유병과 손수건 등을 챙겨 방을 나서면 하루의 육아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제 자유시간이다. 가끔은 아내와 술 한잔을 한다. 흔히 말하는 육퇴이다.
물론 이 시간을 평온하게 다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중간에 아이들이 깨기 때문이다. 12시 전까지 둘째가 울면 내가, 첫 째가 울면 아내가 달래주러 방으로 향한다. 새벽부턴 다음날 일해야 되는 날 배려해서 아내가 재운다.
우려스러운 점은 요즘 둘째가 우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앓이를 하는 중이어서 그런지 심한 날은 한 시간 넘게 아이들 침실을 벗어나지 못한다. 안아서 우는 걸 달래고 눕히면 다시 울고, 재우면 또다시 울고의 반복이다. 우는 본인은 얼마나 괴롭겠냐만은 재우는 나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다. 저번엔 치킨을 시켜놓고 포장을 뜯으려는 찰나에 불려 가 한 시간 넘게 붙잡혀 있었다. 배는 고프고 맛있는 냄새는 나는 데 먹지는 못했다. 고문이 따로 없다. 둘째의 이앓이가 끝나려면 돌은 넘어야 할 텐데. 앞으로도 한참 남았다. 밤에 고생할 날이 말이다.
요즘 첫째와 둘째가 새벽이 깨지 않고 쭉 잔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8시부터 재워서 그런지 새벽잠도 줄었고 말이다. 비몽사몽 중에 아이를 안고 있으면 마음속으로 간절히 외친다.
더 자. 더 자.
잠만 푹 잘 수 있어도 육아가 할 만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