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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맘대로 Jul 01. 2023

건강 의학의 한계

"시중에 파는 오메가3를 복용하면 혈액 순환도 좋아지고 눈 건강도 좋아질까? 좋아진다면 어느 정도로 좋아질까?" 답은 '모른다' 이다. 물론 좀 더 정확히는 '좋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와 있다'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유산균 제제나 요구르트를 마시면 장내 유익한 미생물이 늘어나서 장 건강이 좋아질까?" 역시 답은 '모른다. 하지만 좋아질 수 있다는 연구는 많다' 이다. 


지난 수십년간 건강 관련된 연구들이 많이 있었지만, 아직도 건강 의학은 걸음마 단계다. 유튜브나 건강 관련 티비 프로에선 저명한 의료 분야 교수나 유명한 의료 전문직업인들이 나와 건강엔 이게 좋다 저게 좋다 말하지만, 그 중에 명확히 검증된 것은 거의 없다. 물론 누구나 알만한 상식같은 이야기는 검증할 필요가 없긴 하다. 야채를 많이 먹고 고기는 적게 먹고 잠을 푹 자고 스트레스 덜 받으면 건강해진다....라는 식의. 


세상엔 수많은 종류의 영양제들이 넘쳐나지만, 과연 영양제가 어느 정도로 몸에 효과가 있는지, 수없이 다양한 사람들 중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이는 영양제 연구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고, 굳이 연구할 필요를 못느껴서이기도 하다. 영양제는 어디까지나 '보조' 역할일 뿐 자기 몸의 이상을 낫게 만들 수 있는 기능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영양제에 마치 신약 개발을 할 때처럼 어마어마한 비용의 임상 실험을 할 제약회사는 없다. 


그래서 영양제 리뷰들 중 '이 영양제를 먹고 몸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라는 글이 있다면, 대부분 플라시보 효과이거나 그 리뷰를 쓴 사람이 영양제를 먹는 김에 일상 생활 습관도 고쳤기 때문일 거다. 물론 대단히 특별한 경우 - 식사가 극단적으로 편중되어 정말로 특정 영양이 부족한 사람 - 에는 보다 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식사 골고루 잘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에게 영양제가 무슨 특별히 더 좋은 효과가 있을진 미지수다. 


성인병이 있는 사람들, 특히 심혈관 질환이나 폐나 간질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 당뇨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은 일단 무슨 수를 써도 그닥 건강할 수가 없다. 당연한 소리다. 성인병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약을 꾸준히 먹는다 해도 건강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어느 정도 불건강한 상태로 사는 것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성인병에 대한 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지식으로 쌓여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성인병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약이나 의료 기술 같은건 여전히 개발된 바가 없다. 유전자 수준의 문제라든가 아직까지의 의료 기술로 어찌할 수 없는 몸의 총체적 시스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걸 어떻게 치료하겠는가. 


그런 경우 사람들은 대체의학이라든가 식습관 교정, 명상과 전통 의술 등 여러가지 방법들을 찾는다. 특히 식습관을 대대적으로 고치고 몸에 좋은 운동을 꾸준히 하면 모든 질병이 낫고 건강히 지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에 솔깃해한다. 물론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 드물지만 그런 걸로 완치가 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허나 그런 방법이 모두에게 적용 가능할만큼 대단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해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세상에 완전히 100% 효과가 있는 치료 방법은 그냥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하버드, 존스홉킨스, 도쿄대, 옥스퍼드 대 의학 교수라 해도 자기 전공 분야 아니면 잘 모른다. 자기 전공 분야라는 건 게다가 대부분 특정 범위의 질환에 한정되어 있다. 건강 의학 쪽은 아예 전문가라는 게 존재할 수 없다. 간판만 달고 연구 논문들 뒤적이는 사람들은 많겠지만...시중에는 건강 의학 관련된 수많은 책들이 나와 있지만, 애초에 그런 책들 중 대단한 내용은 있을 수가 없다. 그 책을 쓰게 된 소스인 건강 의학 논문들 자체가 대단한 것들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직함만 있으면 대중들 상대로 그럴듯한 지식을 전달하는 척 하기 좋은 분야가 또 건강의학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강 의학과 관련된 강의나 책들은 앞으로도 무수히 많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내가 장담하건데, 지구상의 건강 의학 지식을 모두 다 합쳐도 다음에 쓰여진 행동 지침을 넘어서는 이상의 것이 없다 :


1) 잠은 늦지 않게 푹 잔다.

2) 술담배는 가급적 하지 않거나 줄인다. 

3) 야채 샐러드와 과일을 자주 섭취한다. 

4) 매일 1시간 이상 걷는다.

5) 배부르게 먹지 말고 소식한다.

6) 주 3회 이상 근력 운동을 한다. 무리하지 않는다.

7) 오메가3, 유산균, 항산화제, 종합 영양제 중 왠지 먹고 싶은게 있으면 먹는다. 

8) 과로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한다. 특히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맘에 맞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멀리 한다.

9) 가끔 명상, 스트레칭 운동을 한다. 목이나 허리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주의한다. 


이걸 다 지켰는데도 건강하지 않다? 그럼 그냥 만성질환이 있거나 유전적으로 타고난 체질이니 어쩔 수 없다. 세상에 대단한 건강 지식 따위, 그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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